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성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 대축일과 성심의 도우심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6-29 05:27 조회수 : 38

성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 대축일과 성심의 도우심 


오늘은 교회의 양대산맥인 성 베드로와 바오로 사도의 축일이다. 태생적으로 공통점을 찾기가 어려운 두 분의 축일을 함께 묶어 놓은 것도 개인적으로는 이해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예수님 앞에서는 한없이 겸손하고 순명적인 삶이 비슷하다. 두 분은 로마대화재 때에 희생양으로 순교하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자신의 목숨보다는 하느님의 영광을 우선했던 그분들의 모습에서  우리들의 신앙의 자세를 배워본다.


예전에 겸손에 대해서 묵상하는 중에, 예전에 고민했던 의혹 하나가 슬며시 다가왔다. 나 같이 부족한 영혼을 갖고 있는 사제는 주님께서 요구하시는 일을 해 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신학생 시절부터 가장 많이 했던 고민이어서 영성지도 사제와 가장 많이 나누었던 주제이기도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순간적으로 깨달았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가장 위대한 사업들을 위해서 역설적으로 가장 약하고 단순한 영혼들을 도구로 선택하신다는 것이었다. 그분이 당신의 사도로 선택하신 사람들을 보아도, 우리는 이 사실을 부정할 수가 없다. 또한 우리가 성경과 교회의 역사를 볼 때에도, 위대한 역사가 그런 일을 수행하기에는 가장 부적합할 것 같은 사람들에 의해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어렵지않게 발견할 수 있다.


사도 베드로와 바오로가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어찌보면 그들은 초기에 예수님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거나 때로는 걸림돌이 될 정도로 좌충우돌 했던 인물들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그들이 행하는 모든 일들이 바로 하느님에 의한 것임이 드러난다. 내 의심이 순식간에 사라진 것은 이런 사실을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사도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들도 부족한 능력과 마음을 성령과 예수성심의 도우심으로 채워나가야 한다.  이제 ‘예수성심성월’도 얼마 남아 있지 않다. 마음과 두 손을 모아 기도를 청해본다. 


예수님, 저의 생명이시여, 저는 주님께서 영혼의 가장 비밀스러운 , 감각들이 작용하지 못하는 깊은 곳에서 저를 변화시켜주시고 계심을 깊이 느끼고 있습니다. , 저의 구세주님, 저를 주님의 성심의 가장 깊은 곳에 완전히 감추어 주십시오. 그리고 주님의 빛줄기로 주님이 아닌 모든 것으로부터 저를 보호해 주십시오. 예수님, 제가 주님께 간절히 청하오니, 주님의 가장 자비로우신 성심으로부터 나온 빛줄기로 하여금  끊임없이 영혼에 힘과 용기를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