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영혼의 휴식을 위하여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5-25 06:26 조회수 : 54

영혼의 휴식을 위하여 


성당이 코로나의 피해로부터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예전처럼 성당이 북적거리지는 않아도 주일이나 대축일에는 제법 신자들이 많이 오고 있다. 성모성월을 시작하면서 거행한 성모의 밤에 550명이나 오셨다. 연휴기간이 겹쳤음에도 불구하고 예상 밖으로 많이 오셔서 본당신부인 나도 그리고 참석하신 많은 신자들도 기뻐했다.  아마도 신자들에게는 연휴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더 의미있는 것을 행함으로써 그 안에서 행복을 찾으려는 마음이라고 해석하고 싶었다.


서양 사람들은 바캉스를 중심으로 해서 한 해 계획을 세우고 저축으로 준비하면서 그날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휴식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위해서 휴식을 위한다고 한다는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휴식은 참 좋은 것이다. 휴식을 통해서 육체의 피로를 말끔히 날려 버리고 마음의 스트레스를 벗어 버릴 수 있다면 그보다 바람직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게 바로 영혼의 휴식이다. 그래서 진정한 의미의 휴식은 영혼의 휴식이라고 말하고 싶다. 복잡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영혼은 오히려 육신보다 더 많은 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우리의 영혼이 쉴 수 있을까. 그 방법을 현대의 영성가 들은 ‘고요’와 ‘고독’ 속에서 찾아야 한다고 조언해주고 있다. 한적한 곳을 모르는 삶, 즉 고요가 함께 하지 않는 삶은 쉽게 파괴된다. 오래 전부터 우리를 사랑하신 분의 목소리를 고독과 침묵 속에서 들을 수 있어야한다. 바로 이 고독 속에서 우리의 존재가 소유보다 훨씬 중요하며, 우리는 무엇보다도 더 값진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우리들의 현실은 안타깝다. 고독보다는 집단을 택하며, 고요보다는 요란함을 즐기니 말이다. 이번 여름에는 꼭 ‘고독’ 과 ‘고요’의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한다. 예수님께서는 영혼의 휴식을 위하여 ‘외딴 곳’에서 머무시곤 하셨다. “따로 외딴 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마르 6,31). 휴식의 장소는 어디든 상관이 없다. 집에서 조용히 심신을 쉬면서 나의 삶을 되돌아 보아도 충분히 휴식은 된다. 그리고 여건이 된다면 산이든 바다든 숲이든, 흙을 밟고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듣고 밤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면 더 좋겠다. 

그런 곳에서라면 영혼의 휴식을 취하면서 창조주이신 하느님을 쉽게 체험할 있기 때문이다. ‘고요 통해서 대자연의 자태를 들여다본다면 우리는 영혼의 휴식을 통해서 창조주의 손길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