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마음이 가난하면 아름다워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5-17 05:03 조회수 : 48

마음이 가난하면 아름다워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왜 아름다울까? 가난한 사람의 고통과 그 고통에서 오는 슬픔 그 자체가 아름다울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이유가 뭐일까? 가난한 사람은 매사에 욕심을 부리지 않고 넉넉한 마음으로 가난한 사람의 마음을 이해주고 감싸준다. 가난한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마음은 아름다운 마음이다. 이 마음은 이 세상의 어려운 사람과 함께 살아가겠다는 마음이다. 이런 마음들이 없다면 이 땅에서 진정한 평화는 있을 수가 없다. 


미국에서 30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일흔이 넘은 혼자 사는 가난한 할아버지가 있었다. 그 할아버지는 밥만 먹으면 라스베가스 번화가로 나갔다. 그 할아버지가 하는 일은 땅에 떨어진 돈을 줍는 일이었다. 상가와 술집이 있는 거리는 으레 흥청거리고 사람의 왕래가 많았기 때문에 땅에 떨어진 돈을 발견할 기회가 많았다. 할아버지는 거리를 거닐 때 땅만 보고 걸었다. 떨어진 돈이 눈에 보이면 그것이 동전이고, 지폐이고 개의치 않았다. 그렇게 해서 주은 돈만큼의 액수를 집에 돌아와서는 자기 돈으로 보탰다. 그날 3달러를 주우면 3달러를 보태는 것이다. 그리고는 그 다음날 은행에 맡겼다. 그렇게 해서 한 해동안 모든 돈을 그해 마지막 달인 크리스마스 무렵에는 은행에서 찾아 가난한 사람을 돕는데 쓰고는 했다. 


삶의 전 생애를 누더기 옷만을 걸치고 살아 온 한 할아버지는 변변한 이불 한 채 없이 슬리핑 백 하나로 여름, 겨울을 지내오면서 버려진 병과 깡통을 모아 돈을 만들었다. 그의 겉모습은 누추했고 제대로 먹지를 못해 허약한 병자처럼 보였다. 그 누구도 그가 가난하다고 믿었다. 이웃 사람들은 그를 가엾게 여겨서 먹다 남은 고기며 빵이며 잼을 건네주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여든이 다 되어 죽을 무렵에 그 노인은 상상도 못할 만큼 엄청난 부자라는 것 알려지게 되었다. 노인은 자신이 은행에 갖고 있던 9백만 달러라는 엄청난 돈을 죽기 전에 전부 YMCA와 구세군 및 적십자에 기부를 했다. 


돈이 있어도 가난하게 사람으로 대표되는 할아버지는 돈을 위해서 가난하게 사람들이 아니다. 할아버지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의 삶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가난하게 살았던 사람이다. 결과적으로 그분의 마음속에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다. 적어도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탬이 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가난을 선택한 것이다. 그것이 바로 그들의 생애를 빛낸 계기가 되는 것이다. 어려운 이웃과 함께 살겠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이 사랑이 동반 되어야한다. 사랑은 가난한 사람들의 마음에 씨앗으로 심어져 싹으로 자라고 마침내는 꽃으로 아름답게 피어났다.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자랑이 된다는 점을 이런 의미에서 생각해 필요가 있을 것이다. 부의 진정한 가치는 나눌 아는 마음에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