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전신자 성지순례가 주는 의미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5-15 05:44 조회수 : 102

 전신자 성지순례가 주는 의미


어제  650여명의 신자들과 솔뫼성지에 다녀왔다.  오랫동안 사목회를 중심으로 여러분들이 열심히 준비를 한 덕분에 행사가 성대하게 끝이 났다. 많은 신자들이 나에게 신앙을 되돌아 볼수 있는 이런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어서 고맙다고 인사를 해오셨다. 나도 본당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신자 분들게 지면을 통해서나마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솔뫼는 김대건 신부님의 탄생지이다. 순례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은 김대건 신부님의 집안은 4대에 걸처 11분이 순교하셨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여러가지 방법으로 수난을 당하셨고 목숨을 잃었다. 신자들을 구별하기 위해서 저자거리에 십자가를 땅 위에 놓고 밟고 가면 살려주고 밟지 않으면 끌고가서 처형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많은 가톨릭 교인들이 순교의 길을 걸었고 더러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서 산속이나 멀리 떠나기도 했다.


만약 우리에게 이런 수난의 비극이 도래된다고 가정한다면, 과연 우리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져본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밟고 살아 남을 것인가, 아니면 죽음을 택하고 자기 신앙을 고고히 지킬 것인가. 오늘의 자기 신앙을 점검하기 위해 기도하는 자세보다 더 엄숙한 자세로 스스로를 돌아다 볼 필요가 있다. 생사를 결정하는 순간에 강력한 신앙심을 소유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아버지 하느님을 배신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아버지 하느님에게 구원을 요구할 자격이 없다. 하느님으로부터 구원받는 것은 자신의 신앙심에 달려 있다. 우리는 하느님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으로부터 선택받는 것이다. 


구원은 선택받는 것이다. 초기 교회의 성녀 체칠리아는 가톨릭 교인이란 단 한가지 죄명으로 그 당시의 권력자 알마카오 앞에 끌려가 배교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고통을 지속적으로 당했다. 알마카오는 체칠리아를 지속적으로 회유했다. 그러나 체칠리아는 끝내 권력자 앞에 굴하지 않았다. 날카로운 칼에 목을 잘리면서도 그리스도교인임을 행복하게 외치면서 순교의 값진 아름다움을 간직했다.


그녀는 죽으면서도 하느님 아버지를 찾았다. 그리고 하느님의 자식임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체칠리아는 세 번 내리치는 칼에도 죽지 않았다. 그것은 기적이었다. 그녀는 사흘 후에야 숨을 거두었지만 죽을 때도 왼손 한 개와 오른손 손가락 세 개를 곧게 펴 보인채로 순교했다. 이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믿고, 그로 인해서 죽는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그녀는 이렇게 죽음으로 자기 신앙을 지켰던 것이다. 이땅에서 순교하신 우리의 순교 성인들도 누구못지않게 신앙을 지키셨던 자랑스런 신앙의 선조들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