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신앙인의 모습
예수님께서 고향에 돌아오시어 회당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시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태도는 어땠을까? 우리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였다.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을까? 저런 지혜를 어디서 받았을까? 그의 손에서 저런 기적들이 일어나다니!”(마르 6,2). 그러나 예수님의 지혜와 기적을 체험한 고향 사람들의 반응은 놀라워하기 보다는 “저 사람은 목수로서 마리아의 아들이며, 야고보, 오세, 유다, 시몬과 형제간이 아닌가?”(마르 6,3). 고향 사람들은 예수님의 보잘 것 없는 집안 사정을 잘 알고 있었기에 그분을 결코 인정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몰라도 자신을 잘 알고 있던 고향사람들에게는 말씀과 지혜가 통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의 태도를 못마땅하게 여기신 예수님은 다음과 같은 말씀으로 당신의 감정을 표현하셨다. “그들은 그분에게 걸려 넘어졌다.” 곧 예수님은 그들이 갖고 있는 선입견이 부딪혀 넘어지는 걸림돌, 곧 신앙의 장애가 되셨다는 뜻이다. 걸려 넘어진다는 것은 예수님을 향한 믿음과 관계 개선을 막는 장애물이다. 그렇다면 왜 예수님이 그들의 걸림돌이 된 것일까? 문제는 원인이 예수님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바라보는 사람들에 있었는데 선입견과 편견이 바로 그 원인이었다. 이런 태도는 어려서부터 보아온 예수님을 잘 안다고 자부했던 태도가 오히려 예수님 안에서 드러나는 주님의 뜻을 식별하는데 걸림돌이 된 것이다. 이런 태도의 뿌리에는 예언자 에제키엘이 경고했던 반항하는 마음, 자신들이 갖고 있는 그릇된 선입견과 믿음에 의해서 주님의 놀라운 힘을 믿으려하지 않는 완고한 마음에 있었다.
이런 마음은 예수님 안에 숨겨져 드러나지 않는 주님의 놀라운 힘을 가려버리고 예수님의 과거 신분과 같은 세상적인 잣대를 세우게 한다. 과연 세상적인 잣대가 우리 삶의 위로가 되고 우리 삶의 전부가 될 수 있을까?
우리 신앙인은 세상이 제시하는 가치에서 벗어나 변화해야 한다. 교회공동체 안에서 조차, 학력과 연봉, 사는 지역과 아파트 이름, 자동차의 기종이 가치 판단의 기준이 된다면, 주님을 향한 믿음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고 복음도 더 이상 기쁜 소식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은총이라는 놀라운 힘을 우리에게 주시고 계신다. 사도 바오로가 자신의 나약함을 자랑으로 여긴 것처럼 우리들도 자신이 갖고 있는 나약한 면을 드러내면 드러낼수록, 그만큼 주님의 은총이 더 컸기 때문이다. 우리는 내게 있는 것만 갖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없는 것을 채워 주시는 주님의 은총으로 살아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