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사람 낚는 어부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5-02 06:29 조회수 : 63

 사람 낚는 어부 

 

인간은 시간과 공간이라는 제약에서 태어나고 살아가는 유한한 존재이다예수님께서 무한한 존재이시지만 우리들의 구원을 위해서 인간의 조건을 취하신 하느님의 아들이시다사실 하느님은 시간까지 창조하신 분이기에 시간을 초월해 계신다그래서 하느님의 시간인 ‘영원함 오늘지금 순간과 통한다하느님은  영원한 현재이시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하느님을 만나고   있는 때를 “지금이 바로 매우 은혜로운 때이며지금이 바로 구원의 날이다”(2코린 6,2). 마르코 복음사가는 오늘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에 가까이 왔다라고 말한다예수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 임마누엘이다그분 자신이 하느님의 나라이다. “온전히 충만한 신성이 육신의 형태로 그리스도 안에 머무르고 있다”(콜로 2,9).

 

예수님의 오심으로 이제 하느님의 나라는  세상 안으로 앞당겨졌다주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의곁을 지나가시며  우리를 바라보고 계신다복음에서 갈릴래아 호숫가를 지나가시다가 고기를잡던 어부들을 바라보시면서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그분은 우리와 함께 일하시려고 우리를 초대하신다. “나를 따라오너라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마르 1,17).

여기서 ‘사람 낚는 어부’  무슨 뜻일까아마도 세상이라는 물속에서 빠져 허우적거리면서 죽을위험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구원의 삶으로 살려내는 일을 의미할 것이다어부의 말을 들어보면 바다의 커다란 물고기들은  우두머리 물고기가 앞장서서 길을 인도하고 나머지는  뒤를 따라다닌다고 한다그래서  대장 물고기가 좋아하는 길목에 그물을 치면 다른 물고기까지 한꺼번에 잡을  있다고 한다

 

이런 예는 한국 교회 역사 안에서도 찾아볼  있다신유박해  순교한 김건순 요사팟(1776-1801) 안동 김씨 종가의 종손으로  가문의 대를 이을 아주 훌륭한 인물이었다그는 비밀 결사대를 조직해서 부국강병을 바탕으로 청나라를 징벌해서 백성을 구하려고 하였다이를 위해 주문모 신부를 만나서 “서양 군함과 대포를 얻어 세상을 구하고자 한다라고 말하자주문모 신부는지극한 영혼을 얻어야만 세상을 진정으로 구원할  있다라는 답변을 듣고 자신의 가치관을 변화시키고 그는 동료들과 함께 천주교 신앙을 받아들인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외아들이시지만 인류의 구원을 위해서 고통의 바다인  세상에 ‘사람 낚는 어부 오셨다우리들도 삶의 중심을 우리들의 방법이 아니라 예수님의 방법으로 타인과 함께 하는방법을 가졌으면 한다예수님과 함께 다른 사람들의 구원에 대한 관심과 열망을 갖는 ‘사람 낚는어부 삶에 함께 동참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