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미완성의 아름다움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4-28 04:46 조회수 : 52

미완성의 아름다움 


완성에 미처 도달하지 못하고 끝맺음을 한 것을 우리는 미완이라고 표현한다. 그래서 미완이라는 단어는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으로 자주 사용된다. 그러나 미완의 아름다움은 때로는 완성의 아름다움에 비해도 손색이 없을 때가 있다. 이것은 예술의 측면에서 본다면 하나의 기법이 될 수도 있고 그래서 어렵지않게 발견할 수 있다. 슈베르트의 교양곡 8번은 바로 대표적이 미완성으로 된 작품이다. 교향곡은 일반적으로 4악장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은 절반의 악장인 2악장으로 끝난 것이다. 밥으로 비유하자면 뜸이 제대로 안된 설익은 밥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은 두 악장이나 부족한 작품인데도 어떤 작품에 못지않게 아름답다.


우리의 신앙은 늘 미완성이다. 미완성의 상태에서 완성된 신앙으로 향해 정진할 뿐이다. 신앙에 대한 믿음으로 순교한 분들도 과연 순교하는 선택 만으로 자기 신앙을 완성하였는가?를 고민해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순교는 신앙의 완성도에 있어서는 가장 근접된 경지에 이르렀다는 점에는 틀림이 없다. 우리의 신앙은 우리들이 죽음에 다다를 때까지 미완성의 상태에서 지속될 것이다. 

슈베르트의 교향곡 8번이 미완에서 머문 작품이지만 그 아름다움 측면에 있어서는 완성된 작품들 못지  않다고 앞에서 말했다. 여기에 우리들의 신앙의 의미와 가치를 적용시켜 보고 싶다. 말하자면 우리 신앙도 미완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아름다운 향기를 남기고 그런 자태로 변화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변화를 위해서는 거창한 구호보다는 작은 실천으로 스스로의 신앙을 미화시키고 승화시켜 가야만 한다. 것도 좋지만 작은 것을 위해 아름다워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거듭 말하지만 우리는 미완에서 우리의 삶도 믿음도 막을 내리게 된다. 완성된 믿음의 열매를 맺을 있을 것은 한낮 꿈일 것이다. 그러나 미완의 상태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삶이 때까지 자기 신앙의 모습을 아름답게 가꿔나가겠다는 신념은 간직해야한다. 그래야만 적어도 미완에서의 아름다움이 남게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