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죽음을 대비한 보험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4-24 04:27 조회수 : 54

죽음을 대비한 보험 


사람들은 죽음을 앞두고 세 가지를 후회한다고 한다. 

첫째는 ‘베풀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이다. 가난하게 산 사람이든 부유하게 산 사람이든 죽을 때가 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긁어모으고 움켜쥐기만 하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나누고 베풀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를 한다. 

둘째로는 ‘참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이다. 살다보면 화나는 일이 비일 비재하다. 그때마다 조금만 더 참았더라면 좋았을 걸, 왜 쓸데없는 말을 하고 쓸데없이 행동한 것에 대해서 후회한다. 그 당시에는 자신이 옳았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고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그때 참았더라면 인생이 많이 달라졌을 텐데 하며 후회한다.

셋째는 ‘좀 더 기쁘게 살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이다. 살면서 빡빡하고 재미없게 살고 때로는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짜증내며 힘겹고 어리석게 살았던 것에 대한 후회를 한다. 인생은 내가 마음 먹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기쁘고 즐겁게 살 수 있었다는 것을 뒤 늦게 깨우친 것이다. 그리고는 뒤늦게 깨닫고 후회한다.


우리는 이런 후회를 하지 않도록 평소에 베풀며 살고, 참으며 살고, 기쁘게 살아야한다. 사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한 신자들은 이러한 후회를 하지 않거나 한다고 해도 덜 한다. 지속적으로 신앙생활을 해 온 신자들은 대개 나름대로 베풀며 산다. 직접 이웃에게 베풀기도 하고 성당에 교무금이나 각종 헌금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웃에게 베풀며 산다. 그래서 신앙인들은 죽기 전에 후회를 하지 않거나 덜 할 수 있다. 특히 최후 심판의 기준대로 ‘가난한 이에게 베푼 것이 나에게 베푼 것’(마태 25,40참조) 이라는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여 살아온 사람들이라면 베풀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는 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걱정이 있다면 오히려 ‘좀 더 잘하지 못하고 실천에 소홀히 한 것에 대한 후회’ 일 것이다. 성당에서 강론이나 훈화를 통해서 늘 들어왔던 것이라 나도 모르게 그 가르침이 마음에 자리잡고 있다. 신앙인들은 그래도 비 신앙인들 보다는 훨씬 낫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마태 5,44-45)라는 말씀을 수도 없이 들었고 이 말씀을 지키기 위해 엄청난 인내를 발휘하면서 살고 있다. 신자들은 예수님을 생각하며 참고 살아왔기 때문에 참지 못한 것을 후회하기보다는 잘 참아온 결과를 흐뭇해하면서 죽을 수 있고 또한 잘 참게 해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며 죽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나는 이런 행동을 하느님께 가기위한 보험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세상일에 참고 사는 신자들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