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우리를 넘어뜨리는 것들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2-25 21:29 조회수 : 2

우리를 넘어뜨리는 것들 


오늘은 하루 종일 혼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오전에는 호찌민 대성당에서 조배를 하는데, 한 무리의 수녀님들이 성지순례를 오셔서 말씀의 전례를 하시면서 대성전에 대한 강의를 사제로부터 진지하게 들었다. 나는 비록 말을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함께 하려고 노력하였다. 뒤에서 본 수녀님들의 모습과 아름다운 성가가 참으로 아름다웠다. 그러다 문뜩 예전에 읽었던 글이 생각이 났다.


한 과학자가 인간을 완벽하게 복제하는 기술을 발견했다. 그 기술이 얼마나 훌륭한지 어느 누구도 진짜와 복제품을 구별하기가 불가능할 만큼 놀라웠다. 자기의 기술에 너무나도 자긍심을 갖게 되어서 교만해지기 시작했다. 

하루는 저승사자가 자기를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과학자는 저승사자가 도저히 구분할 수 없는 자신을  열두 개나 만들었다. 과학자가 열셋이나 된 것이다. 저승사자는 자기 앞에 있는 열세 명 중에서 누가 진짜 과학자인지를 구별하지 못해서 난처했다. 결국 그는 빈손으로 하늘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하늘에서 조언을 얻은 저승사자는 다시 과학자를 찾아왔다. 똑같이 생긴 열세 명의 과학자 앞에서 저승사자가 말했다. 

“이렇게 완벽하게 자기 자신을 복제하는 데 성공했으니 당신은 천재가 분명하군, 하지만 나는 선생의 작품 중에서 아주 작은 흠을 하나 발견했지.” 그러자 진짜 과학자가 순간 펄쩍 뛰면서 외쳤다. “그럴 리가 없어! 그 흠이 무엇이란 말입니까?” 그때 저승사자는 “바로 여기!” 하며, 절대로 그럴 리가 없다고 말하고 있는 과학자를 똑 같이 생긴 복제품 사이에서 찾아내서 하늘로 데리고 갔다. 저승사자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진짜 과학자가 끝까지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면 끝내 진짜를 찾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저승사자는 사람의 심리를 잘 알고 있었고, 사람은 작은 비난 하나에도 넘어질 수 있다는 인간의 약점을 이용해서 진짜 과학자를 찾아낸 것이다. 


우리가 등산을 하다 보면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무언가에 걸려 넘어질 때가 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사람을 넘어뜨리는 것은 대개 작은 돌부리나 나무뿌리이다. 커다란 바위나 나무줄기에 걸려 넘어지지는 않는다. 그런 것들 금방 눈에 띄어 조심을 하고 피해 갈 수 있지만, 오히려 작은 것들은 눈에 잘 띄지 않아서 방심을 하게 되기 때문에 더 잘 걸려 넘어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되는데, 아주 작은 비난이나 아첨 하나가 사람을 넘어뜨리기도 하고 망가트리기도 한다. 요즘 우리는 그러한 현상을 여기저기에서 목격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우리의 삶이 무너지게 되는 것은 그냥 지나치기 쉬운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될 때가 많다. 사소한 것에 무너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리고 다른 이들의 삶을 함부로 무너뜨리는 일 또한 없도록 매사에 조심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IMG_2412.jpeg
 

IMG_2413.jpe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