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가파르나움과 선민의식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1-23 21:29 조회수 : 79

가파르나움과 선민의식


예수님의 첫 설교는 가파르나움 회당에서 이루어졌다. 가파르나움은 예수님께서 가장 많은 기적을 베푸실 만큼 애정을 보였던 고장이다. 가파르나움은 갈릴래아 호수에 언저리에 자리를 잡고 있어서 물이 풍족하고 기후도 좋아서 살기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이집트와 시리아의 통로에 있어서 무역상이 항상 거처가던 길이라서 통행세를 걷던 세관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규모가 제법 큰 유대교 회당이 있었고 그곳에서ᅠ세관원이었던 마태오와 로마의 백인 대장이 예수님을 만났다. 유대인들에게 멸시를 받았던 세리 마태오는 예수님을 만나서 감동을 받았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그분을 따르는 제자가 된 것이다.


그러나 가파르나움 사람들은 마태오나 백인대장처럼 예수님을 받아들인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수님의 가르침에 부응하지 못해서 저주에 가까운 질책을 듣게 되었다. "불행하여라, 너 가파르나움아! 코라진아, 벳사이다야, 너희에게 베푼 기적을 띠로와 시돈에서 행했더라면 그들은 벌써 회개했고 구원받았을 것이다."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가파르나움 사람들은 현실적인 삶에 바탕을 둔 선민의식에 갇혀 있었다. 사람은 잘못 할 수 있지만 잘못된 것을 지적받으면 즉시 멈추고 삶을 되돌아보아야 하는데 그들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외면했던 것이다. 유대인들의 구원적 확신인 선민의식이 오히려 메시아이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게 했고 기어이 기회를 놓치게 된 것이다.


그들의 신앙은 하느님께 대한 신앙이 아니고 자신의 신념에 대한 신앙이었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자신이 바라보는 대상이 메시아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유대인들의 모습을 통해서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신심 단체 활동이나 공동체 운동에 열심히 참여하는 이들은 교만하지 않고 영적으로 예민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신앙의 길을 잃을 수 있다. 교만하면  자신도 모르게 길을 잃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다. 기도를 하지만 내가 청하는 기도가 주님이 보시기에 합당한 것인지 아닌지도 구분을 못한다.


가정공동체에 대한 부족함을 가족 구성원들이 작은 대화와 정을 나누는 생활로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고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의무감의 기도보다는 예수님의 현존을 생활 안에서 우선적으로 느껴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가파르나움을 특별히 사랑하신 것처럼 우리 신앙공동체에도 성령을 통해서 특별히 돌보신다. 우리의 삶 안에서 은총 아닌 것이 없고 기적 아닌 것이 없는데 우리는 여전히 필요한 기적을 보여 달라고만 조르고 있지 않은가? 하느님께 응답은 하지 않고 청원만 하고 있지는 않았는가? 일꾼으로 보내주신 이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환대를 소홀히 하지 않았는가?를 살펴보아 한다. 이제라도 주님의 뜻에 늘 새롭게 응답하고 순종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