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좋은 음식이란?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1-16 21:03 조회수 : 89

좋은 음식이란?


당뇨병을 품고 살기에 음식 하나하나에 늘 신경을 쓰면서 살아가고 있다. 좋은 음식은 몸을 건강하게 만들고 때로는 치유하는 약이 되기도 한다. 설탕이 잔뜩들어가서 입맛에는 맞더라도 나쁜 음식은 병이 되고 때로는 죽음을 가져온다. 힌두교도들은 버섯을 먹지 않는데, 이유가 음지에서 자란 곰팡이 균은 영적으로 나쁜 기운을 가져온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해보면 음식에는 혼이 있는 것 같다.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음식에는 어머니의 혼과 사랑이 듬뿍 들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자식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어머니 손맛을 잊지 못한다.


맛으로 따진다면야 호텔 일류 요리사가 최고의 재료로 더 맛있게 만들 수 있지만 돈과 마케팅으로 익숙해서 만든 밥상과 흔한 재료이지만 사랑과 정성과 희생으로 만든 어머니의 밥상과 어찌 비교할 수 있겠는가? 식당 주인이 가족이나 배고픈 노동자, 길손에게 한 끼 식사를 잘 대접한다는 마음으로 만든다면 음식값 이상의 값어치를 하는 것이다. 식당 주인이 돈벌이만 생각하고 값싼 재료로 음식을 만든다든가, 주방장이 지겨운 마음으로 음식을 만든다면 그의 나쁜 기운이 음식에 담기게 될 것이다. 그러고보면 식당도 주인 얼굴을 봐가면서 들어가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세상에는 음식이 다양하지만 몸에 나쁜 식료품이 온통 점령해버렸다. 현대인들이 먹는 음식은 논밭과 마구간, 바다에서 나와 주방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공장의 제품으로 우리 식탁에 오른다. 그런 음식에는 어머니의 혼도 사랑도 있을리 만무하다. 화학비료로 오염된 땅에서 제초제와 농약, 각종 성장 촉진제로 생산된 작물로 재배되고 가공되는 제품에 대해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가끔 식당에서 수저나 물컵의 위생 상태에는 민감하게 신경을 쓰면서도 그보다 더 근원적인 생산지에서의 오염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어머니와 주부의 지혜가 절실히 필요한 시대이다. GMO에 대한 무지는 사랑하는 가족의 생명에 흉측한 재앙을 가져오게 된다. 그것을 무시하면 살균제로 인해서 많은 인명피해를 본 ‘옥시사태’와 같은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도 모르겠다. 내가 모른다고 해서 흑(黑)이 백(白)이 되진 않는다.


음식을 먹는 사람도 그 음식이 오기까지 수고한 이들에 대한 감사함으로 받아먹어야 축복이 된다. 밥 한 그릇이 되어 오기까지 누군가의 수고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어찌 성체성사를 예수님의 몸으로 기억할 수 있겠는가?

“이렇게 좋은 포도주를 왜 이제 내어놓는가?” 가나의 혼인잔치에 참석한 손님들은 예수님께서 첫 번째로 이루신 기적의 포도주라는 좋은 약술을 마시고 사랑과 배려심의 기운에 취해서 행복한 마음을 품고 집으로 돌아갔다. 포도주가 떨어져 안타까워한 가난한 집에 잔치판의 흥을 살려주고자 하신 어머니 성모님의 배려심과 간청으로 빚어진 포도주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