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하느님이 주신 십자가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1-16 07:48 조회수 : 79

하느님이 주신 십자가


신앙인에게 성당을 다녀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그 누군가 물어온다면 어떻게 답을 하는 것이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일까? 아마도 대다수의 신자들의 답변은 '마음의 평화'라 할 것이다. 그럼 '마음의 평화'는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나는 마음의 평화란 속상한 일 없고 돈 갚을 일 없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고 마음에 기쁨과 감사가 있는 상태를 마음이 평화로운 순간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서 귀찮게 하는 사람도 없고 돈도 있지만 지루하고 권태롭게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면 평화로운 삶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예수님께서 복음서를 통해서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겨두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주는 것이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고 하셨다. 그런데 정작 세상에 평화를 주신 분은 십자가에 달려 가장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돌아가셨다. 이런 상황을 비신자나 타종교인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평화란 무엇인가?'라고 물을 때 세상의 평화인가? 그리스도의 평화인가?를 반문해야 한다. 예수께서 주시는 평화가 무엇인지 알려면 쉬운 방법으로 '평화'를 '십자가'로 바꾸어 읽으면 이해가 잘 될 것이다. 


"나는 너희에게 (십자가)를 남겨두고 간다. 내 (십자가)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십자가)는 세상이 주는 (십자가)와 같지 않다!"


이렇게 잃으면 비로소 예수님이 주신 평화와 행복이 제대로 설명이 된다. 삶이 늘 행복한 사람은 해당이 없겠지만 삶이 십자가로 느껴지는 이들은 자기 십자가가 예수님께서 주신 십자가와 같은 것인지 세상이 강요한 고통인지 구별하는 것이 순서이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내어주는 십자가이다. 세상의 평화를 위해서, 빈자와 약자의 구원을 위해서, 아버지의 진리를 위해서 당신을 내어놓고 마침내는 목숨까지 내어주는 십자가이다. 세상의 십자가란 끌어 모을고 쟁취하고 움켜쥐고 자기를 지키려는 데서 오는 상처받은 십자가이다. 벌어 모으고 경쟁에 승리할 것 가운데는 타인의 행복을 빼앗아 오는 것도 있다. 얻고자 했지만 얻지 못하면 고통의 십자가이고 또 얻기는 했으되 그로 인해 자신을 타락시켜 놓으면 저주와 재앙의 십자가이다. 세상이 주는 십자가이다. 


하느님과 인간은 십자가에서 만나 합일된다사람은 평화를 품고 하느님께로 가고 하느님은 용서와 자비를 품고 인간의 현실로 오시기 때문이다그래서 십자가 없는 구원은 어떤 복음도 가르치고 있지 않는데 교우들은 고난의 십자가삶보다는 은총을  선호한다그런 정서는 오늘날에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고 예수님 시대에도 있었다예수님께서 권력자들의 정서대로 따라갔으면 십자가에 죽지 않았을 것이다십자가를 싫어하는 정서를 따라가면 종교는 살겠지만 교회는 죽는다십자가 없는 구원은 이단이며 그리스도 교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