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10. 외우는 아이와 질문하는 아이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4-07-13 04:51 조회수 : 62
  1. 외우는 아이와 질문하는 아이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에게 엄마가 가장 많은 묻는 말이 “오늘 선생님 말씀 잘 들었어?”라고 한다. 우리의 학습관은 선생님의 설명을 얌전하게 잘 듣고, 잘 받아 적고, 잘 외우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육으로 유명한 유대인들은 아이에게 다르게 묻는다. “오늘 학교에서 어떤 질문을 했어?”

한국의 학생은 15시간 이상을 학교, 학원에서 계속 공부를 한다. 학습 시간이 많은 것도 안타깝지만 방법은 더욱 안타깝게도 아이를 외우는 기계로 만들고 있다. 일방적으로 듣는 교육과 뻔한 과정과 정답을 외우는 교육은 창의성도 부족하고 약간의 응용된 문제가 봉착되면 쩔쩔매게 하는 요인이 된다. 학습은 원리를 파악하고 질문을 통해서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입으로 말하는 과정을 통해서 확실히 자기의 것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대인에게 좋은 교사는 지식을 잘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생각하게 만들고 질문하게 하고 스스로 깨닫게 하며 그것을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이끌어주는 멘토와 같은 존재다. 학생에게 정답을 잘 가르치는 교사가 아니라 학생 스스로 잘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사가 훌륭하다는 말과 일맥상통 한다. 마찬가지로 좋은 부모는 아이들이 호기심을 갖고 질문을 하는 자세를 갖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부모는 계속 질문하는 아이는 문제아라는 의식을 갖지말고 호기심이 많은 아이라는 것으로 인식을 하고 그 과정 안에서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눈으로만 책을 읽으면서 얻은 지식은 쉽게 잊게 되지만, 질문하고 토론해서 얻은 지식은 머릿속에서 잘 지워지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다. 대화와 토론에 적극적인 사람의 기억력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 뛰어나다.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정답을 아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알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하는 것이다. 질문을 많이 하는 학생들은 학습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리고 질문은 그 아이의 모든 상태를 보여준다. 그 아이가 어느 정도로 알고 있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가 질문 하나에 담겨져 있는 것이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정답이 아니라 질문을 가지고 아이를 평가를 한다. 또한 질문 속에는 그 아이의 창의적인 생각이 들어 있다. 그래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반 질문 보다는 그 아이만의 시각이 담겨져 있는 고민을 높이 평가한다. 


질문을 하고 상대방의 답변을 기다리려면 자신도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대로 듣기만 하는 경우와 스스로 책을 읽고 질문을 만들어 서로를 가르치면서 공부하는 경우, 어떤 것이 효과적인지는 묻지 않아도 것이다. 우리는 기계식으로 지식을 저장하기보다는 원리를 생각해보고 그것을 통한 응용까지도 생각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유대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 중에 하나가너는 어떻게 생각하는데?”라고 한다. 그들의 토론은나의 생각너의 생각 묶어우리의 생각으로 만들도록 노력한다. 물론 과정 안에서 창조적인 생각이 생기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래서 토론이 강조되는 것은 논리적인 훈련인 동시에 합리적인 사고를 갖게 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