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포기하면 기적이 일어난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이 한참 진행중이다. ‘꿈은 이루어진다.’ 지금부터 20년 전에 있었던 한일월드컵에서 우리나라 응원단의 캐치프레이드였다. 덕분인지 우리나라는 월드컵 4강이라는 기적을 만들어 냈다. 그 때 감동을 잊을 수가 없다. 이렇게 크던 작던 허무맹랑하고 불가능한 망상 같은 꿈만 아니라면 그 꿈은 언제든지 이루어 질수 있다.
마태오 복은 1장 18-25절의 ‘예수님의 탄생’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평범한 시골 처녀인 마리아는 소박한 꿈을 갖고 있었다. 사랑하는 남자인 요셉과 결혼하여 아들딸 낳고 행복하게 오순도순 사는 것이었다. 과분한 꿈이 아닌 누구나 꾸어 볼 수 있는 소박하고 평범한 꿈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하느님의 천사인 가브리엘이 나타나서 이 소박한 꿈을 완전히 부숴 버린다.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하여 아들딸 낳고 행복하게 살고 싶은 꿈을 포기하고 하느님이 일러주시는 대로 살라는 것이었다.
마리아는 여기서 한 가지를 선택해야 했다. 자신의 꿈을 이루면서 살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꿈은 포기하고 돌에 맞아 죽더라도 하느님의 뜻을 따를 것인가?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기로에서 마리아는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루카 1.38)라고 응답함으로써 자신의 꿈을 버리고 하느님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자신의 꿈을 포기한 순간 기적이 일어났다. 남자와 동침하지도 않았는데 아기를 임신한 것이다. 성경에서 이보다 더 큰 기적이 있을까? 태어날 때부터 소경 이었던 사람을 고쳐 주신 기적보다, 빵 다섯 개로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보다 더 큰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자신의 꿈을 포기하자 그 꿈보다 훨씬 큰 기적이 일어났다. 만일 마리아가 자신의 꿈을 이루려고 하느님의 계획을 거절하고 요셉과 보통 사람처럼 결혼했다고 해서 누가 뭐랄 사람은 없다. 그렇게 되었다면 자신의 꿈은 이루었을지는 몰라도 하느님의 기적은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소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이 하는 일이 분명 하느님의 뜻과 거리가 먼 것임을 뻔히 알면서도 자신의 꿈만을 향해 나가는 것은 신앙인의 자세가 아니다. 그런 사람은 자신의 꿈을 이루거나, 인간적인 능력을 발휘해서 성공할 수는 있다. 하지만 기적을 일으킬 수는 없다. 기적은 하느님의 뜻을 위해 인간의 꿈과 인간적인 요소를 포기할 때 하느님이 내리시는 최고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가끔은 자신이 손해 볼 것을 뻔히 알면서도 하느님의 뜻이기 때문에 용감하게 그 길을 포기하는 신자들도 있다.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지만 그 길이 하느님이 원하시지 않는 때로는 어긋나는 것임을 알기에 과감하게 길을 바꾸는 참된 신자들도 있다.
세속적인 꿈과 하느님의 주시는 기적은 동시에 일어날 수 없다. 세속적인 꿈을 버리지 않으면 하느님이 주시는 기적을 바래서는 안 된다. 성모 마리아처럼 자신의 세속적인 꿈을 포기함으로써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는 대단한 기적이 우리 안에서도 일어나기를 감히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