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를 감싸주는 마음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끝임없이 경쟁을 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눈에 보이지 않게, 때로는 눈에 띄게 치열하다. 내가 차지하느냐? 빼앗기느냐?는 생존과도 연결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하게 표현하는 사람들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라고까지 한다.
그러나 아무리 경쟁의 사회라고 해도 사람은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곧 다른 사람의 허물을 덮어주고 오히려 그 허물이 삶의 의욕을 키우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당신은 사람들에게 배려를 하는가? 그래서 당신의 배려를 받은 사람이 용기를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만든 적이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초상화를 그려주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화가가 있었다. 얼굴과 외모를 사실대로 그려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소 예쁘고 젊게 그려주어야 의뢰인들이 좋아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되도록이면 마음에 들게 그려주려고 노력했다. 그러던 어느 날 초상화를 잘 그린다는 것을 왕의 귀에 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왕은 자신의 초상화를 그려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왕의 이마에는 추하기 짝이 없는 커다란 상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화가는 왕의 상처를 그대로 화폭에 담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고민했다. 사실대로 그리면 왕의 위엄에 손상을 입힐 것 같았고, 그렇다고 상처를 빼고 그린다면 초상화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를 주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상처를 그리지 않는다면 그 초상화는 진실한 것이 되지 못하므로 화가는 고민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왕의 마음에 들게 그린다면 자신의 양심은 여지없이 땅에 떨어지고 말 것이다.
한참을 생각하던 화가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그림이 완성되었을 때 왕은 대단히 흡족해했다. 화가는 고민 끝에 한 가지 방법을 찾은 것이었다. 왕이 이마에 손을 짚고 생각하고 있는 모습을 그렸던 것이다.
왕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이마의 상처를 가릴 수 있어서 좋았고, 화가의 입장에서는 사실대로 초상화를 그리면서 상처를 그리지 않을 수 있어서 좋았던 것이다.
화가의 현명함이 모두를 만족스럽게 할 수 있었던 이야기다. 공동체를 이루면서 살다보면 다른 사람들의 허물과 상처를 자연스럽게 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남의 허물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표현한다면 상대방이 나로 하여금 상처를 받게 될 것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배려인 것이다. 다른 사람의 상처나 허물을 보았다면 그의 잘못된 것을 지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그 허물을 가려줄 방법을 생각해봐야 한다. 그 이유는 우리가 좋아하는 성경에서도 사랑은 이 세상 모든 허물을 덮어준다고 적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