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다 그렇지요
수도자나 공동체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공동생활이 결코 쉽지 않다고 말한다. 나는 신학교를 떠난 이후로 30년 동안에 공동체에서 살았던 것은 단 한 번, 그것도 3개월을 연수원 생활이 전부였다. 사제의 대부분의 기간을 단독 혹은 보좌신부와 둘이서만 살았다. 공동생활이 어려운 이유는 대체적으로는 '인간관계' 때문이다. 공동생활을 하면서 생기는 불화,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누구보다도 이해심과 참을성이 많은 수도자들에게도 공동생활은 쉬운 것은 아니다. 사제나 수도자에 대해서 환상을 갖고 있는 신자들이 들으면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마음의 평화을 누린다는 것은 큰 행복이다. 그래서 공동생활의 문제점을 알면서도 그것을 해결하려고 노력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 개인적으로는 답답함을 느낀다. 그렇게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서 사는 것을 보면 대단한 인내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 같아서 때로는 부럽기도 하다. 사람이 살면서 쓰레기가 발생하는 것처럼 ᅠ갈등도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발생한다. 그래서 갈등이 있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지혜롭게 대처하는 삶이 중요하다. 만약 그것이 싫으면 아무런 관계없이 혼자서 사는 방법 밖에는 없을 것이다.
공동생활에서 발생하는 불화와 갈등은 어쩔 수 없기에 더 커지지 않도록 현명하게 대처해야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교훈을 얻게 된다. 갈등이란 것이 사람들의 관계를 불편하게 만들지만 그렇다고 불행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사람은 살면서 아프게 마련이다. 독감이나 변비, 고혈압, 디스크 등 자연스럽게 생기는 병을 심각하게 여기고 병원에서 수술을 한다면 실제로 큰 병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누구에게나 생기는 자연스러운 신체적 증상으로 인정하고 섭생을 바꾸거나 생활 패턴을 바꾸는 노력으로 해결하는 것이 정상적인 삶의 태도일 것이다.
병에 걸리면 그때부터는 병이 심해지지 않도록 방도를 구하면 된다. 공동생활의 갈등을 더 커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 불화가 즐거움은 아니지만 상처받지 않도록 해결 방안을 찾도록 노력하면 긍정적으로 변화가 될 수 있다. 그래서 평상시에 성찰을 통해서 마음을 수양하는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서에 보면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가 하늘나라에서의 자리 욕심 때문에 제자들을 갈등에 빠트린다. 제자들의 반응은 "이 말을 듣고 있던 다른 열 제자가 그 형제를 보고 화를 냈다."라고 기록되었지만 그래도 제자 공동체는 갈라지지 않았다. 사람의 삶이란 다 그렇고 그런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