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툼은 상대방을 무시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피정 묵상을 하다가 사람들과 언쟁을 벌였던 부끄러운 과거가 생각이 났다. 언쟁을 벌이는 주된 이유는 자신의 생각이 최선이고 늘 맞을 것이라고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번쯤은 자신이 틀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져보면 어떨까? 우리의 최고 단점은 자신의 입장만을 고집부리고 그런 방향에서만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의 이러한 생각과 행동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남이 보기엔 고집으로 보인다. 따라서 주변 사람들과 충돌,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야기하게 된다. 그런데 상대방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면, 오히려 문제가 쉽게 해결될 수도 있다.
가령 친구가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고 할 때 자신의 입장을 방어하려 하지 말고, 친구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보고 수용할 것인지 곰곰이 따져보는 것도 지혜로운 삶의 형태이다. 그리고 용기를 내서 상대방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물어보는 것도 지혜로운 처신이다. 이때 자신의 입장을 방어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 아니라 의견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뭔가를 배우려는 생각으로 그렇게 행동해 보라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중요한 것이다. 자신의 믿음에 대해 열정이 없다거나, 자신의 옳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라는 뜻이 아니다. 단지 다른 관점에서 문제를 살펴보자는 것이다.
반면 다른 누군가의 의견이 맞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는 그리 많은 힘을 쏟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다른 입장과 관점을 이해하려는 노력에는 몇 가지 괜찮은 결과들을 얻을 수 있다.
첫째,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음은 당연하다.
둘째, 핏대를 올리면서 자기 생각을 강요하고, 상대방의 말을 가로막을 때보다, 상대방의 말을 기울일 때 그 사람은 당신을 훨씬 높이 평가하고 존중해 줄 것이다.
상대방의 말을 가로막는 것은 상대를 더욱 완고하고 방어적으로 만들 뿐이다. 보다 유연한 태도로 다가서면, 상대방 역시 나를 존중해 준다. 먼저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자신만이 옳다는 욕심을 내려놓고 논쟁 중인 상대방을 진정으로 존중하게 된다. 물론 그가 당신의 말에 귀 기울일 거라는 확신은 없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당신이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을 경우, 상대 또한 당신의 말에 주목하지 않을 것이다. 당신이 먼저 손을 내밀고 상대를 인정해준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