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16. 좌뇌를 발달시켜라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4-07-13 10:13 조회수 : 41

16. 좌뇌를 발달시켜라


한국인은 세계에서 지능지수가 높은 민족이다. 뇌를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이 한국인의 높은 지능의 원인을 ‘젓가락 문화’로 공통적으로 꼽는다. 뇌는 모든 신체와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는데, 예상 밖으로 얼굴과 몸통에 비해서 손이 가장 많이 연결되어 있는데 무려 3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손을 많이 움직일수록 뇌가 자극을 받아서 활성화된다. 인간이 손으로 도구를 상용하면서 폭발적으로 머리가 좋아지기 시작한 것과 연관성이 있다. 그래서 아기에게 ‘잼잼’이나 ‘곤지곤지’를 시키는 것이나 아이에게 제대로된 젓가락질을 가르치는 것은 뇌를 자극시키는 아주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손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입이다. 어릴 때는 뇌를 자극하는데 손이 크게 작용하지만, 자라면서 점점 입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우리는 젓가락 문화 덕분에 아이큐가 높지만 그 이후 토론과 논쟁을 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입을 사용할 기회가 적어진다. 우리 아이들은 가정이나 학교에서 “조용히 해! 입 다물어! 떠들지 마!” 같은 말을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듣는다. 그리고 얌전하고 말 잘듣는 아이들이 좋은 아이로 대우를 받는다. 얌전한 학생으로 인정받는 것은 좋지만 토론이나 대화를 통해서 발전하는 좌는 그 덕분에 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역설적으로 우리들도 토론이나 논쟁을 통해서 입을 자주 사용하면 유대인 못지 않게 논리력과 분석력을 담당하는 좌뇌가 발전할 수 있다는 말이다. 


우뇌 성향인 한국인은 감성과 직관이 발달했고 시각적이며 창의적이다. 때로는 감정에 따라서 쉽게 흔들리는 ‘냄비 근성’도 가지고 있지만 골프, 사격, 양궁처럼 손의 예민한 감각을 필요로 하는 경기에는 무척 강하다. 그리고 최근에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열풍이 부는 것도 우뇌의 발달과 연관성이 있다. 

그러나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성향을 키우는 좌뇌는 그리 발달하지 못했다. 그래서 분석하거나 논리적으로 따지는 것을 싫어한다. 우리는 우뇌와 좌뇌를 골고루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토론이나 논쟁을 자주해야 한다. 우리는 전통적으로 인화(人和)와 체면을 중시하는 민족이라 논쟁(論爭)을 자기 주장만을 고집하는 말싸움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논쟁이라는 단어에서 ‘쟁(爭)’은 싸움을 뜻하지 않고 서로 다른 입장이 ‘대립’되어 있다는 뜻이다. 우리의 전통적인 문화는 논쟁에서 반대편에 서는 것을 나에 대해서 반대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생각을 바꾸어야 하는데, 반대편에 서는 것은 나에게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과 다른 입장을 취하는 것이다. 이것은 오히려 내 사고의 지평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토론을 하다보면 나와 의견이 다른 상대방의 생각과 의견은 나로 하여금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줄 뿐만 아니라 논리력과 분석력을 담당하는 좌뇌를 발전시켜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