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갈릴래아 호수와 사해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2-11-28 13:22 조회수 : 23

시골에서 4 년을 살다가 왔더니 아직까지는 도시의 삶이 답답하다. 사람이란 동물은 흙을 밟으면서 살아야 하는데 도회지에서는 밟고 싶어도 밟을 장소가 없다. 온통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될 길만 있어서 그런지 도시에 살 때에는 감정이 늘 메말라 있었다. 그래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남들에게 베풀기 보다는 단단히 간직하려고 한다. 이런 마음이 쌓이고 쌓이면 지독한 이기심이 된다는 것을 알았다.
남들과 함께 나눠 써도 넉넉한 것을, 차라리 버리면 버렸지 나눌 생각은 하지 않는 사람은 삶이 황폐하다. 땅도 황폐화되면 생물이 살기 힘이 드는 것처럼 사람도 가슴이 메말라버리면 정감도 없어지고 더 이상 타인이 다가설 수 없게 된다.

당신은 그런 사람이 아니길 빈다. 당신은 베풀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니 제 마음이 포근해진다. 이스라엘에 가면 성서에 자주 등장하는 갈릴래아 호수가 있다. 그리고 연결이 된 하류에는 사해가 존재한다. 갈릴래아와 사해를 연결하는 물줄기가 요르단 강이다. 풍요의 상징인 갈릴래아와 죽음을 상징하는 사해가 함께 연결되어 있다니 참으로 놀랍다. 갈릴래아 위쪽에는 헤르몬 산이 있는데 그 곳에서 눈이 녹은 물이 흘러내린 것이다. 이 물이 갈릴래아로 모였다가 요르단강을 거치면서 주변의 농지에 풍요를 선물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종착점은 사해이다. 풍요로운 물이 사해로 흘러내리면 죽음의 물이 되는 것이다. 바로 세상에서 가장 짠 소금물이기 때문이다.
사해가 죽음의 바다가 된 이유는 상류로부터 받은 물을 흘러내려 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흘러들어온 물을 그저 증발하는 것으로 줄어들 뿐이다. 그래서 염분을 내보내지 못하고 그냥 담고 있기에 점점 염도가 강해진다.

인간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사람들 중에는 베푸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받기만 좋아하고 내주는 것에 인색한 사람들이 함께 공존한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베풀고 받는 것에 대한 생각을 했을 때 갈릴래아 호수와 사해의 차이를 비교하면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똑같은 물을 가지고 있지만 이타적인 사람은 내주고 그 대신 너그러움과 풍요로움을 갖게 되지만, 이기적인 사람은 갖고 있기만 하고 베풀지를 못해서 점점 더 외톨이가 되고 간다.
당신은 갈릴래아 호수와 같은 사람인가? 아니면 사해와 같은 사람인가?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주위 사람들에게 베푸는 사람이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