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왕이신 예수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2-11-24 16:48 조회수 : 30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라고 예수님은 쉽게 알아들을 수 없는 말씀을 하셨다. 빵은 무엇인가? 우리식으로 말하면 밥이다. 밥은 생명의 원천이다. 그리고 밥이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의미는 하늘을 공유하듯이 밥도 서로 나누어야 한다는 의미다. 예수님은 우리와 온전히 한 몸을 이루기 위해 당신 자신을 기꺼이 빵이 되고 밥이 되어주셨다. 그리고 우리는 그분을 먹음으로써 주님과 한 몸을 이룬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그분을 우리 안에 모셔야 할까?

“나는 생명의 빵이니 나를 먹어라”는 말씀은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의 생명을 기꺼이 내어준다는 말씀이다. 우리의 영원한 생명과 구원을 위해 당신의 생명을 내어놓으시겠다는 것은 하느님의 사랑을 의미한다.


“이 사람이 어떻게 자기의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내어줄 수 있단 말인가?” 하면서 똑똑한 유다인들은 예수님께 따졌다. 그들은 그분의 말씀을 도무지 이해 할 수도 알아듣지도 못했다. 만일 유다인들이 예수님의 눈을 깊이 들여다보고 그분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면 그 말뜻을 이해했겠지만 그들의 선입견과 아집이 너무나 높아서 두 눈을 덮고 두 귀를 막아버렸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어떤가? 우리의 마음과 우리의 두 눈과 우리의 두 귀는 그분을 향해 언제나 열려 있는가? 예수님은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라고 하셨다. 그 말씀은 바로 우리들도 예수님의 뜻을 알아듣고 동참하라는 말이다. 진정한 의미의 사랑을 하는 사람은 영원한 삶을 누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그분과 큰 일치를 이루게 된다. “내 안에 살고 나도 그 안에 산다”고 하신 것처럼.


진정한 사랑은 자신의 내적인 힘에 있는 것이지 물질적인 것에 있는 것이 아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나누는 것,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주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의 본질이다. 그것이 바로 예수님의 사랑이다. 예수님은 당신 자신을 나누고, 당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셨다. 당신이 바로 하느님 아버지께서 보내신 하느님의 아들, 구세주이심을 알리고 싶었다. 그래서 자주 당신에 관해서 질문을 던지셨고, 때로는 당신이 정체를 말씀하셨다. 그럴 때마다 당신은 직접 ‘생명의 빵’, ‘하늘에서 온 살아 있는 빵’ 이라고 말씀하셨다. 당신이 구세주라는 말씀을 ‘살아 있는 빵’ 이라고 표현하신 것이다.

왜냐하면 유다인들은 구세주라고 하면 ‘세상을 정복하여 이스라엘을 영광스럽게 만들어 줄 정복자’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구세주가 아니었다. 오히려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당신의 생명을 기꺼이 내어주신 분, 그래서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실 분이었으니 ‘생명의 빵’이라고 말씀하실 수밖에 없으셨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