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뒷모습
많은 경우에 어른들은 아이들이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쉽게 말하고 행동한다. 이는 커다란 착각이며 나는 그 생각에 반대한다. 아이들은 의외로 어른들이 생각하는것보다 더 정확하다. 단지 말과 표현을 논리적으로 잘하지 못할 뿐이다. 그래서 아이들 앞에서는 항상 조심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은 어른들이 하는 잘못된 행동과 말을 그대로 따라한다.
몇 년전에 학교에서 근무했을 때 만났던 초등학교 저학년 담임 선생님이 나에게 해준 말이 기억난다. 그분은 신자여서 평소에 궁금했던 이야기를 서로 편하게 많이 나눴다. 어느 날, 가정 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시면서 특히 보이는 교육도 중요하지만 보이지 않는 가정의 분위기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면서 예를 들어주셨다.
평소에 행동과 말이 아주 얌전한 아이가 같은 반 친구와 다투다가 매우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얼굴을 때려 코피를 터뜨렸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선생님은 때린 아이의 어머니를 불렀다. 그리고 어머니에게 아이가 갑자기 변화된 모습에 대해서 물었다.
“요즘 집에 무슨 일이 있나요? 아이가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어요. 행동이 거칠게 변하고 말은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어요.”
그 아이의 어머니는 놀라 눈물을 글썽이며 대답했다.
“어떻게 아셨어요? 우리 부부는 곧 이혼을 하려고 해요. 하지만 아이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는데요.”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말을 안하면 아이가 모를 것이라는 생각은 커다란 착각이다. 마음과 마음 사이에는 서로를 이어주는 끈이 있다. 부모와 자식 간의 끈은 그 중에서도 가장 질기고 예민한 끈이다. 아이들은 부모 앞에서 배우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부모의 ‘뒷모습’에서도 배운다. 지금 이순간 나의 삶을 되돌아보면 많은 부분이 어렸을적에 부모님, 특히 그중에서도 어머니의 말과 행동으로부터 배운 것들이 가치관과 지표가 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당신의 뒷모습은 지금 어떤가? 아이들이 당신의 뒷모습을 보고 있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그리고 당신의 뒷모습에서 아이들이 훌륭한 것을 많이 배웠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보는 토요일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