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대림시기를 보내면서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2-11-30 09:26 조회수 : 24

우리는 지금 특별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대림시기는 홀로 묵상하고 기도하며 유흥을 위해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자제하고 검소하게 살아가는 기간이다. 그러면서도 동료사제들과 우정을 더 쌓아가고 성직생활을 성실히 하며 동시에 사목활동에 힘을 다하고 싶다는 바람이 이루어지길 희망해본다. 

이번 대림시기에는 내 마음에 평화가 자리 잡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선택하면서 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았야 한다. 친구와 일에서 벗어나 사는 것이나 TV나 인터넷을 멀리하며 사는 것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대해 어떻게 말하고 생각하건 별로 신경을 쓰지 않게 될 것이다.  


예수님께 기도하며 그 말씀에 귀 기울여 듣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예수님께서 얼마나 가까이 계신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사랑으로 우리를 안전하게 붙잡아 주신다. 때로는 과거의 아픈 기억이나 미래에 대한 환상으로 마음이 아플 때도 있겠지만 그래도 예전만큼 두렵지 않다. 이런 아픔과 환상이야말로 나를 예수님 곁에 가까이 있게 해주는 자극제가 되기 때문이다.


기도를 통해서 마음속에서 무언가 새로운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내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 이제까지 나를 지배해왔던 생각과 욕구와 감정이 서서히 사라지고 동시에 하느님으로 채워짐을 느낀다. 이번 대림시기에는 이러한 채워짐이 더욱 가득하길 기원해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변화에 주목하고 관심을 기울이는 동시에 평온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나를 지배해왔던 태도나 생활 방식을 완전히 바꾸는데는 분명히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갑자기 어려움이 찾아들지도 모른다. 참기 힘든 외로움과 본능이 나를 엄습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비록 나약한 인간일지라도 예수님께서 나를 도와주고 계심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이야말로 안식처이며 인생의 다음 걸음을 내딛게 도와주시는 구원자라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