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성탄절을 기쁘게 기다려야 하는 이유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2-12-20 16:35 조회수 : 5

유혹에 빠진 사람은 올바른 길에서 빗나간 삶을 산다. 그러면서 자신이 선택한 잘못된 삶을 자신은 올바른 길로 생각한다. 잘못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바로잡을 가능성이 없어진다. 그래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기도하는 법에 따라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것이다.


복음에서 예수님이 들짐승과 함께 지내셨다는 것은 태초에 에덴동산의 낙원을 생각나게도 하지만, 이사야의 예언대로(11,6-8) 메시아의 특징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사탄은 예수님이 메시아임을 분명히 알았는데도 유혹했다. 이것은 하느님이 선택한 사람의 삶이 결코 편안한 것만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지만 역설적으로 유혹은 우리가 하느님께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사탄의 음성이 하느님의 음성처럼 들리는 유혹에 빠져본 적이 없는 사람은 너무나도 쉽게 아무 소리나 하느님의 음성으로 착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성탄을 통해서 우리에게 다가오신 뜻을 헤아려볼 필요가 있다. 예수님을 보내신 하느님이 원하시는 것은 어두운 과거를 파헤치는 것보다 변화된 마음으로 앞을 내다보는 것이다. 하느님 나라가 왔으니까 거기에 맞는 변화된 생각과 자세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예수님과 세례자 요한이 말씀하신 회개는 자신이 지금까지 체험한 것을 하느님의 눈으로 보라는 말씀이기도 하다. 하느님의 눈으로 본다는 것은 현재 내가 당하는 고통이나 어려움이 과거에 내가 잘못한 것에 대한 보속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고통은 인간을 정화시키고 단련시키기 위해 주어지는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더 합당하다고 생각이 든다. 예수님처럼 다른 사람들의 선과 이익을 위해 대속적인 고통의 길을 우리 신앙인들도 주저 없이 따라갈 줄 알아야 한다.


우리의 삶은 한 가지 고통으로 인해서 좀처럼 부서지지는 않는다. 얼마나 질긴 삶인데 그렇게 쉽게 부서지겠는가? 우리가 어떤 어려운 처지에 있더라도 나의 노력에 따라서 얼마든지 삶의 의미를 다시 찾을 수 있다. 

성탄절은 바로 그런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희망을 주는 일련의 사건인 것이다. 그래서 성탄절을 잘 준비하고 크게 기뻐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의 성탄절은 단순히 해마다 오시는 반복되는 축제가 아니라 기쁨과 희망이 가득한 새로운 축제로 우리들 가슴 속에 다가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