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성녀 마더 데레사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1-03 09:02 조회수 : 27

혜화동 신학교 바로 옆에 담벼락을 같이 쓸 정도로 가까운 수녀회가 하나 있다. ‘사랑의 선교회’로 불리우는 수녀원이다. 마더 데레사가 창립한 수녀원으로 회원들은 하얀 사리를 입어서 금방 눈에 뜨였다. 당시에도 살아있는 성녀라고 불리울 정도로 마더 데레사의 열풍은 대단했었다. 그런데 그 열풍은 잠시 지나가는 유행으로 그치지 않고 한동안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사제 초년에 일이다. 한 잡지사에서 문답식 양케이트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 중의 한 질문이 “당신은 가장 존경하는 이 시대의 인물이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을 있어다. 나는 서슴치 않고 마더 데레사 수녀라고 썼다. 

더 말할 것도 없이 내가 살고 있는 당시 시대에서 가장 존경할 수 있는 인물은 마더 데레사 라는 것을 늘 나의 사제의 삶을 통해서 확인하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마더 데레사의 삶은 예수님의 가르침 그대로였다. 신앙의 차원을 벗어나서 언급하더라도 애덕과 평화를 위해 행동을 실천하신 분이셨다. 금세기를  통털어서도  ‘애덕의 실천’의 관점에서 보자면 단연 으뜸이셨다.


지금은 2016년에 시성이 되어서 성녀라 불리우게 되었지만 그분은 살아 있을 당시부터 성인이라는 호칭을 받았다. 물론 정식적인 성녀가 아니셨지만 이미 삶 속에서 충분히 성인의 호칭을 받을 정도로 거룩한 삶을 사셨던 것이다. 

그럼 어떤 이유에서 그런 호칭을 받으실 수 있었던 것인가? 그것은 그분이 그리스도의 말씀과 가르침대로 이 땅에서 가난한 자들의 친구가 되어주고 그들을 위해서 함께 살았기 때문이었다. 그분의 말씀 중에 가장 나에게 각인 된 말씀은 “가난한 사람을 사랑하려면 먼저 스스로 가난을 실천해야 합니다.”였다. 이는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신앙인에게 양심에 호소하는 선언이었다. 이 말의 의미는 여러 가지로 비춰질 수 있다. 또 그 선언은 사랑의 관심만이 우리가 현존하고 있는 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있는 일임을 뜻해 주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는 말이기도 하다.


데레사 수녀의 평전을 쓴 맬코마그래츠는 1979년 노벨 평화상을 받았을 때 데레사 수녀를 가르켜 가장 고귀하게 주어진 상이며 가장 고귀하게 받은 수상이라고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소외받고 버림받았던 이들을 가장 사랑했다고 표현을 간접적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노벨 평화상은 더욱더 격조가 높아진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져 있기도 하다. 데레사 수녀님이 이 세상을 떠난지 벌써 25년이 되었다. 요즘 여러 가지로 어렵고 뒤숭숭할 때는 성녀처럼 자신을 내어놓고 한 없이 아래를 향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하는 데 나 자신부터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음을 부끄럽게 생각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런 훌륭한 성녀와 한 시대를 살았다는 것은 생각해보면 나의 사제 생활에서 반성이라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점이 행운이라고 생각되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