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물고기에게 낚인 사람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2-10 06:41 조회수 : 64

낚시꾼은 물고기를 낚는 사람들이다. 스스로도 물고기를 낚으러 다닌다고 표현한다. 그런데 제때에 낚시를 못 가면 마음이 바쁘고 삶에서 허둥대기도 한다. 이럴 때는 오히려 사람이 물고기에게 낚인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이처럼 주객이 전도되는 경우를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그 권력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오히려 얽매여서 세상을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광경을 눈쌀 찌푸리면서 보고 있다. 국회 의원이나 하다못해 구의원까지도 권력에 매달려서 공천받으려 애쓰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참 비굴해 보이기까지 하다.  


예수님의 첫 번째 제자들은 어부였다. 예수님은 그런 그들에게 사람을 낚는 임무를 맡기시려고 계획하시고 부르셨다. 제자들의 첫째가는 임무는 이 땅에서 예수의 사명을 지속하는 것이며 실제로 사람을 낚는 일이었다. 그리고 예수님의 제자의 개념이 시간이 지나면서 성직자나 수도자 뿐만 아니라 세례를 받은 모든 그리스도인을 의미하게 되었다. 근거는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이 세상을 떠나시기 전 제자들에게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고”(마태 28,19)라고 임무를 주신데서 찾을 수 있다. 


낚시꾼들은 물고기 낚는 일에 열중하기는 하지만 자신의 직업이나 생계를 굳이 포기하지는 않는다. 마찬 가지로 예수님의 후계자가 되었다고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 준 그 고귀한 직분을 언제나 기억하고 사도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싶어하는 열정 만큼은 보관해야 한다. 그래서 교회의 움직임이나 공지 사항에 깊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면서 주변에 있는 냉담자나 환자 또는 교회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을 보살펴보아야 한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낚시꾼이며 또한 동시에 그리스도에게 낚여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오늘 하루도 우리들은 예수님의 마음에 들도록 물질적인 투자, 시간적인 투자, 그리고 사랑하는 마음의 투자를 아낌없이 행하면서 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