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변화는 충분한 아픔이자 희망이다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2-09 06:36 조회수 : 53

누군가 나에게 “당신의 어제와 오늘은 어떤가? 혹시 변화를 두려워하는 마음을 갖고 있지는 않은가?” 하고  물어본다면 나는 어떻게 답을 할 수 있을까? 쉽게 답을 할 사항은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사람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나이가 들수록 변화를 두려워한다. 젊었을 때는 진보적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점점 보수적으로 변하고 심한 경우에는 여기저기에서 꼰대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도 어쩌면 세월이 주는 산물일지도 모르겠다. 나이가 들면서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안정을 추구하기 위한 변화로 들어선다.  


하지만 자신이 처한 현실을 조금이라도 바꾸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변화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계절의 변화는 봄이 오고 여름이 가고 그리고 가을, 겨울 이렇게 순차적으로 온다. 지루한 겨울도 어느 틈에는 봄에게 결국은 자리를 내주기 마련이다. 사람도 자연스럽게 변해야 한다. 우리의 삶에서 진정한 변화를 원한다면 지금 지니고 있는 것들이 깨지고 바뀌는 아픔을 감수해야만 한다. 아무런 고통 없이 변화를 갈구하는 것은 아직도 삶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 아닐까? 


아주 가끔씩 사람은 아득한 절망이나 지루한 따분함을 경험하게 된다. 하루 아침에 세상이 바뀌지 않듯이, 누구든지 삶의 변화를 원하는 사람은 끝이 없을 듯한 절망감과 멈추지 않을 듯한 지루함을 이겨내야, 처음 마음을 다잡고 소망했던 변화를 가질 수 있다. 마치 어부에게 태풍은 자신의 삶을 위협하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태풍 뒤에 물이 뒤집어진 결과가 가져다주는 풍요로운 어획량의 기쁨은 두려움보다 더 크기 때문이다. 


아픔을 참고, 절망을 이겨내고, 지루함을 벗어나려면 먼저 자신이 변해야 한다는 것을 자각하고 마음을 열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오늘에서 멈춰 있으면 된다 아우성을 쳐도 소용이 없다. 그렇다면 당신은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이 변해야 사람이라고 인식을 하고 있는가? 변화는 잘살기 위해서 그리고 거룩한  죽음을 맞기 위해서 반드시 가져야 하는 자세이다. 그런 마음을 굳게 갖고 준비하고 있다면 머지않아 겨울이 끝나고 봄이 새싹이 움트듯이 우리의 삶에서도 지금과는 다른 하나의 생명의 기운이 움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