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만인에 대한 존중이다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5-03 05:04 조회수 : 52
삶은 만인에 대한 존중이다
사람들을 모두 개성이 너무나도 강하다. 그리고 매번 보는 사람들이지만 때로는 어색하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있다. 원인을 찾아보면 각자 생각하는게 다르고, 느끼는 게 다르고 성향이나 기호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타고난 자기 성격이나 스타일이 웬만하면 변하지 않는다고 해서 ‘원판 불변의 법칙’이라는 우스운 비유로 설명하곤 한다. 생각해보면 틀린 말이 아니다. 태어나면서 물려받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기운이 다르고 우주 만물의 기운도 다르기 때문에 각자 타고난 성격이나 기질, 체질이 다르고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 게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렇게 다른 성향이 있다는 것을 간과하는 때가 많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우리는 끊임없이 상대방을 이겨보려고 애를 쓴다. 마음에 들지 않은 성격이나 태도를 가진 사람을 보면 기어이 내 기준에 맞춰서 바꿔놓으려 한다. 그 과정 안에서 속앓이를 하고 엉뚱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화를 내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인간관계가 복잡해지고 갈등과 긴장이 팽배해진다. 인간들이 서로에게 상처와 긴장을 주는 존재가 되어버리고 만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들을 경쟁과 투쟁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과연 이렇게 밖에 살아갈 수 없을까? 사람들과의 관계망 안에는 상대를 이기고자 하는 상극의 관계도 있지만 상대방을 살리고자 하는 상생의 관계도 있다. 상극이든 상생이든 일방적 관계만 형성되면 인간이든 자연이든 살아남기가 버겁게 된다. 그래서 반드시 양자가 적절한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것이 주어진 운명이라면, 이를 받아들이고 상생의 묘를 살리는 방안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상대를 제대로 깊이 알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이 어떤 기질과 성향을 지니고 있는 사람인지 알지 못하면 함께 살아갈 방안을 찾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알려면 먼저 자기 자신에 대한 겸허한 마음이 요청된다. 다른 사람에 관해 알려고 노력한다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모습과 열려 있는 태도를 받아드리려는 출발점이다. 이런 태도는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마음 자세를 갖추고 있음을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자신을 포함해 모든 인간관계를 수직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평적 관계로 파악하는 것이다. 이는 삶과 사회를 공동체의 삶으로 이끄는 과정 안에서 아름답고 생명력 있게 변화시키는 데 절실히 요청되는 덕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