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와서 보시오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4-19 05:47 조회수 : 61

 와서 보시오 

 

2005 성탄 전야에 KBS스페셜로 ‘영원과 하루라는 제목으로 신학교에 입학해서 신부가 되는 7 동안의 과정을 방영한 적이 있었다방송이 방영된 후에 많은 신자들이 그렇게 어렵고  시간을준비하는  몰랐다고 나에게 말했었다시청자들은 신학생들의 맑고 순수하고  웃는 모습이 좋았다고 말했다. “보는 내내 가슴이 시리도록 아름다웠다”, “제게도 영혼이 있다는  놀랄만큼 일깨워  방송이었습니다” “젊은 그분들의 해맑은 미소하느님을 향한 그분들의 마음정말 아름답다는 말밖에  말이 없네요”  많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셨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러나 현실은 신학생의 삶이  웃을 수만 있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살아가면서 ‘내가  길을 가는 것이 맞는가정말이지 하느님은 계신가?’  많은 고민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아름다움() 한자로 풀어보면 커다란 제사상 위에 놓여 있는 () 모습이다지나친 비약일지 모르겠지만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을 가르켜 “보라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요한 1,36)라고 증언하는데이때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름다움’ 이라고 풀이해   있다성경 여기저기에 예수님을 ‘하느님 영광의 광채이시며 하느님 본질의 모상으로 표현하고 있다예수님은 세상의 죄를 없애시기 위하여 당신 자신을 제물로 바치는 어린 양이라고 표현 하셨다어느 철학자는 ‘아름다움하느님과 하나 되기 위한 희생의 피에서 흘러나오는 빛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복음은 우리를 십자가에 못박히신 분의 역설적인 아름다움을 느끼도록 초대하고 있다사실 자신을 돌보지 않고 생의 끝까지 가는 사랑에는 찬란하며 평화스러운 어떤 것이 있다이런 예수님의 아름다움은 당신의  제자들을 사로잡았고세례자 요한의 제자들은 예수님을 만나고 그분과 함께지내면서 무언가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성경은 전해주고 있다

우리는 찾고 있던 메시아를 만났소”(요한 1,41). 이때 제자들을 사로잡은 예수님의 매력아름다움은 무엇일까그에 대한 답을 개인적으로는 “와서 보시오”(요한 1,39)에서 찾고 싶다예수님은당신의 제자가 되는 길을 스스로 하도록 초대하며 각자의 자유를 철저하게 존중해주셨다.

 

방송을 보면서 젊어서 당신을 따르겠다고 신학교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던 추억들과 때로는많은 고민을 하고 자신의 삶을 부정해보았던 시간들이 생각났었다그런 고민은 사제 생활에 충분히 적응한 지금까지도 가끔 한다과연 나는 예수님의 부르심에 올바로 응답하고 바른 길로 가고 있는가그럴  마다 그분은 나에게 손짓을 하면서 말씀하고 계신다

와서 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