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조기 교육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2-13 03:26 조회수 : 92
진정한 조기 교육
독일에 성지 순례를 갔을 때 신기하게 느낀 게 하나 있었다. 마주 선 차가 헤드라이트를 깜박거리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특히 교차로에서 그런 모습을 많이 보았는데 마주 선 차가 그런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독일 하면 차도 잘 만들지만, 운전 선진국이라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심이 깊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실상은 상대방을 위협하는 운전을 보면서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어서 가이드에게 물어보았다. 그런데 가이드가 ‘내가 양보할 터이니 당신부터 먼저 가십시오’라는 뜻이라고 설명을 해주었다. 독일에서는 이런 배려의 정신을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삶을 통해서 교육을 받는다고 했다. 그 내막을 알게 되니 조기 교육이 중요한 것은 남들보다 앞서기 위한 영어나 수학이 아니라 상배방을 배려하는 정신을 키워주는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
이 대목에서 떠오르는 말이 있었다. “어릴 때 자신이 받지 못한 것은 커서 다른 사람들에게 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라는 말이다. 어릴 적의 부모나 친구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은 경험이 있는 아이가 커서 남을 사랑할 수 있고, 어릴 적 다른 사람으로부터 배려를 받았던 경험이 없는 아이는 커서도 남을 배려할 수 없고, 어릴 적 사랑하는 이로부터 용서를 받았던 경험이 있는 아이는 성인이 되면 많은 경우에 남을 용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살면서 내가 힘들어하거나 어색해하는 것들은 어릴 적에 내가 경험하지 못했거나 누리지 못한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사실들은 우리가 어려서부터 어떤 교육을 받고 어떤 자세로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가르쳐 주고 있다.
하지만 이런 말을 누구에게나 공식처럼 적용할 수 없다는 것도 잘 알아야 한다. 늘 예외가 있는 법이다. 내가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들은 대게가 어린 시절 내가 마음껏 누렸던 것이긴 하지만, 설령 어려서 체험하지 못했던 것들도 오랜 교육과 자신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비록 내가 부족해서 무엇이 잘못되었을 때, 남을 탓하기 보다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올바른 방향을 판단해서 살아간다면 그것은 어떠한 조기 교육보다도 소중한 것이 될 수 있다. 그리고보면 자신이 어렸을 때 누리지 못했다고 남에게 베풀지 못한다는 것은 올바른 핑계가 될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누군가 먼저 베풀지 않으면 결국은 아무도 베푸는 이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