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공동체 안에서 대화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2-12 01:54 조회수 : 82

공동체 안에서 대화


공동체를 구성하는 기본은 '의사 결정하기'와 '역할 수행하기'라고 생각된다. 공동체의 훌륭한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는 대화가 중요하다. 대화 도중에 개인의 감정을 지나치게 표현하거나, 무엇을 결정할 때 공동체 구성원의 화평을 어렵게 하는 격한 말은 조심해야 한다. 자기 주장이 강하면 공동체 운영을 어렵게 하는 것은 보편적인 상식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학창 시절에 대화나 토론에 대한 과목이나 수업을 받아본 기억이 별로 없다. 대화나 토론은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요소인데, 학교에서 왜 말하고 듣는 기술을 가르치지 않았는지 지금도 궁금하다. 


공동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대화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대화의 기본은 말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에 대한 예의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인격적으로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 겸손한 표현과 정확한 의도로 의견을 제시하고 상대방의 의중을 적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적 대화에서도 격식이 없는 듯해도, 끝날 때까지의 모든 것이 격식을 갖추어야 한다. 상대방의 말을 충분히 듣고 나서 말하는 것, 자기 의사를 간략하고도 정확하게 표현하기가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상대방과 대화가 잘 하고 싶다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중요하다.

 

첫째는 서로의 생각을 존중한다. 나의 상식과 경험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 상대방의 경험이나 합리적 해결 방법도 옳을 수도 있다는 것을 전제해야 한다.

둘째는 방법론이 공동체 의식을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성과만 생각하다 보면 공동체 정신이 아닌 것을 주장할 수가 있다. 우리는 이익집단이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고 영성과 현실을 조화로운 눈으로 보아야 한다.

셋째는 자리에 없는 타인에 대해서 말하지 않아야 한다. 자신의 견해에 객관성을 입증하기 위해서 타인의 생각을 끌어다 말하는 경우인데 그래서는 안 된다. 특히 허물을 들추거나 은근히 비판해서도 안 된다.

넷째는 대화하면서 자존심이나 감정이 개입되지 않게 해야 한다. 특히 연배가 아래라고 무시해서는 안 되며 주제에 부합한 내용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다수결식 결정을 경계해야 한다. 민주주의에서 다수결은 중요하지만,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되도록이면 소수의 의견도 충분히 들어보아야 한다. 다수라도 자신들의 이익에 철저하게 부합되는 방향으로 결정될 수 있다.


모든 일에는 각자가 판단할 수 있는 단순한 일도 있고 대표성을 가진 사람이 판단해서 결정할 내용도 있다. 공동생활의 오랜 경험자들이 책임 있게 결정할 수 있도록 존중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결정에 따르는 것은 효과적이면서도 전통을 배우는 기회가 된다. 공동체 생활이 어려운 것은 자신의 의견과 다르게 결정이 나더라도 기꺼이 따라야 하는 생활이 기본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