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고스톱 10계명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4-09-18 03:37 조회수 : 92

고스톱 10계명


길다고 생각했던 명절 연휴도 오늘로 끝이난다. 명절의 연휴의 마지막 날이 오늘은 27년 전에 있었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서울에서 재래시장으로 유명한 경동시장 근처 있었던 본당으로 발령이 났었다. 그 본당에서는 교중미사가 끝나도 사목회원들이 집으로 가시지 않고 성당에 머물면서 점심을 시켜서 먹었다. 그런데 식사가 끝이 나면 성당 교리실 한 구석에서 사목위원들과 어르신들이 모여서 고스톱을 치셨다. 그런 광경이 너무나도 이상해서 주임신부님께 여쭈어봤더니 전임 본당신부님께서 성당에 사람들이 북적거렸으면 좋겠다고 하시면서 사목위원들에게 고스톱을 허락하셨다고 한다. 하기야 당시에는 그런 문화가 낯선 문화는 아니었다. 성당에서 술도 먹고 담배도 피던 시절이었다.


문제는 고스톱을 치면서 즐겁게 보내면 되는데 시간이 지나면 여기 저기서 고스톱을 하다가 언성을 높이면서 다투는 것이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본당신부님께 말씀을 드리고 나서 성당 내에서는 고스톱과 음주를 금지시켰다. 그리고 대신 매주일 신자분들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점심을 함께 먹고 나서 두어 시간 고스톱을 치면서 어울려줬다. 그때에 고스톱 10계명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함께 놀던 신자들과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함께 읽었다. 당시에 함께 고스톱을 치셨던 분들이 적지않게 소천하셨다. 추석 연휴를 맞이해서 한동안 함께 하셨던 그분들을 기억해 보았다.   

 

1. 고스톱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1분이라도 겸손한 마음을 갖도록 묵상해라.

 

2. 3점에 천원 이상은 넘지 말고, 점당 100원의 오락으로 즐겨라.

 

3. 시간을 정해서 놀되 정해진 시간이 넘지 않도록 하고, 귀가가 너무 늦지 않도록 해야 한다.

 

4. 땄다고 흥분하고, 잃었다고 화를 내는 것은 소인배들이나 하는 행동이다.

 

5. 딴 돈은 집에 가져가지 말고, 간단하게 식사나 약주로 끝내라.

 

6. 그 자리에서 있었던 일들은, 끝나면 모든 기억에서 지워라.

 

7. 땄을 때 집에 가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며, 잃었을 때 집에 가거나 볼일을 보러 나가는 자는 대인이다.

 

8. 자신이 땄을 때는 잃은 사람에게 조금 나누어주는 것은 예의바른 행동이다.

 

9. 돈을 잃었을 때는 딴 것처럼, 땄을 때는 잃은 것 같은 마음으로 행동해라.

 

10. 고스톱은 마음과 건강이 상하지 않을 정도로 하면 인생의 보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