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가치를 잃으면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3-14 06:25 조회수 : 63

가치를 잃으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참으로 흥미있는 세상이다. 상식을 벗어난 일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사막의 나라이다. 이런 사막의 나라가 영국으로부터 모래를 수입해 쓰고 있다. 그 대신 영국은 또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양이 많지는 않지만 물을 수입하고 있다.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농담인줄 알았다. 그러나 사실이다. 영국의 통계청에 의하면 2018년도에 영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판 모래는 250t에 이른다. 이웃국가 아랍 에미레이트도 영국으로부터 75t을 사들였다. 정말이지 이상한 이야기이다.


있는 것이라고는 모래와 석유뿐인 나라에서 모래를 수입한다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까닭이 너무나 궁금했다. 이유는 사막의 모래들이 쓸모없는 모래로 둔갑했기 때문이다. 먼지와 이물질이 너무도 많이 모래 속에 들어있기 때문에 골프장과 벙커 그 밖의 주물용 모래로는 사용이 부적합 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래를 수입해서 쓴다.

그렇다면 영국은 물이 부족한 사우디 아라비아로부터 수입해 쓰는 원인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영국에 살고있는 무슬림 신자들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는데서 원인을 찾을 수가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는 코란에 등장되는 이슬람 성지가 많다. 영국의 무슬림 신도들은 그곳의 성스런 성수를 원하기 때문에 물의 수입이 증가한 것이다. 정말 세상은 요지경 이라고는 하지만 정말이지 복잡하게 얼키고 설켜있다. 우리는 모래는 다 같은 모래라고 쉽게 생각해왔다. 이것이 보편적 인식이다. 그러나 오늘날 사우디 아라비아의 모래의 교훈은 쓰임새에 따라서 모래의 가치가 변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기존의 가치가 변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의미를 신앙인들에게 적용해보면 어떨까? 세례를 받은 그리스도인이라고 해서 과연 모두가 진정한 그리스도인일까? 모래가 쓰임에 따라서 모래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린 것처럼 세례를 통해서 그리스도인이 되었지만 생각과 행동이 신앙인답게 살지 못하고 있다면 진정한 신앙인이라고 없는 것이다. 하느님에게 누를 끼치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저지른다면 이것은 가치를 잃은 모래처럼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한다는 의미이다. 극단적으로 표현해서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사이비 그리스도교인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