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내 탓이요"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5-18 05:08 조회수 : 60

“내 탓이요 


“내 탓이요”는 한때 교회의 평신도 조직이 사회운동으로 전개하며 내 걸었던 구호다. 차량의 뒷쪽에 스티커를 붙이는게 유행이었을 정도로 종교를 떠나서 사회적으로 반응이 좋았다. 그 좋은 “내 탓이요” 운동이 한 때의 유행처럼 사라진 것이 무척이나 아쉽다. 우리는 미사에 참례할 때마다 “내 탓이요”를 고백하면서 거룩한 전례를 시작한다. 종교적 가르침으로 “내 탓이요”는 모든 잘못의 원인과 책임을 타인에게 미루지 않고 모두 내 잘못으로 생긴 일이라고 반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잘못을 하느님 앞에서 뉘우치고 회개하며, 더 이상 잘못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을 하는 것이다. 


“내 탓이요”라는 말은 하느님을 따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지녀야 하는 ‘믿음 생활’의 기본자세인 것이다. 믿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런 회개와 다짐으로 마음을 비우고, 개인의 빗나감은 물론 사회 부조리로 인하여 발생하는 악을 사전에 방지하려는 신념이 있어야 한다. 또한 세상에 대해서  책임감을 느끼며 사회적으로 참되고 의로운 삶을 스스로도 실천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짐하는 점도 포함한다. 


“내 탓이요”는 나 때문에 잘못되었다는 자성인 동시에, “내가 할 탓”이라는 적극적인 양심의 발로가 포함되고 있다. 그러기에 잘못된 일은 불의가 만연한 사회가 되어가는 원인을 나에게서 찾는 것이며, 성찰을 통해 앞으로의 삶에 임하는 몸가짐이며 맹세이다.  돌아보고 스스로 성찰하는 마음가짐과 동시에 “내가 할 탓”이라는 건실한 실천윤리로 미래를 살고자하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겸허하게 자성하고, 새로운 다짐으로 실천하는 모습과 더불어 모순과 불의를 바로잡으려는 적극적인 실천이 뒤따르는 실천 윤리의 구호이다.  


우리는 동안 세상의 어두움과 부조리, 그런 가운데 있는 자신의 불우함과 억울함을 온통 사회의 구조적 모순의 탓으로 돌리고, 가진 자와 권력을 자의 횡포로 돌리며, 사회에 대한 원망만 하면서 살아왔다. 물론 모순이나 적폐로 인해서 발생되는 부조리와 악의 피해를 부인할 없다. 그러나 세상을 암울하게만 보고, 스스로 주저앉는 생활에 무엇을 기대할 있을까? 보다는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범주 안에서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라는 겸허한 자성의 마음을 가지고 살아갈 있도록 은총을 청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