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우리 시대의 순교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5-13 06:11 조회수 : 52

 우리 시대의 순교 

 

그리스도인이란 누구인가그들은 십자가에  박히신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사람들이다그리고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주어진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의 뒤를 따르는 사람들이다본당 성지순례를 앞두고 예수님의 뜻을 가장 온전하게 뒤따른 김대건 신부님과 동료 순교 성인의 삶과 죽음을 생각해본다순교자들은 어떻게  혹독한 고문 앞에서도 신앙을 고수할  있었을까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은 옥중서간에서 “천주를 위하여 나는 죽습니다바야흐로 영원한 생명이 내게 시작되려 합니다여러분이 죽은 뒤에 행복해지려면 천주를 믿으십시오라고 말씀하셨다여기서 신부님은 하느님을 위하여 그리고 영원한 생명을 위하여 기꺼이 목숨을 바쳤음을   있다순교자들은 “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는다면 무슨 소용이냐 복음의 말씀을 가장 올곧게 실천한 분들이다이처럼 순교 신앙의 본질은 하느님 고백과 영원한 생명에 대한 그리움으로요약된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은 하느님을 ‘임자 부르고 그분을 천지의 주인으로 섬기며 그분이 주실 영원한 생명을 온전히 믿었기에 박해를 주시는 시련까지도 달게 받았다

 

순교자들의 열정 가득한 신앙은 우리의 느슨해진 신앙을 일깨우고 우리의 나약한 신앙에 경종을울린다우리의 신앙은 현세 중심적이고 개인주의적인 경향을 갖고 있다그러다보니 신앙을 통해인간적인 행복을 추구하거나 아니면 각자 마음의 평화를 찾는 것에 만족하는 경우가 많다세상살이에서 지친 마음에 위로를 받고 마음의 평화를 구하는 것은 분명 하느님 신앙으로 얻을  있는 소중한 은총이다그러나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예수님이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와 영원한 생명에대한 확고한 믿음과 투신이다우리는 일상 안에 매몰되어 초월적이고 영원한 것에 대한 감수성을 잃어버리면서 살아가고 있다순교 신앙은 신앙의 목표와 이에 도달하는 방법의 정확하게 알려 준다.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놓을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하신 사도 바오로의 말씀처럼 순교자들이 경험한 것은 온몸이 찢겨나가는 혹독한 고통 속에서 더욱 피어나는 하느님의 사랑과 영원한 생명에 대한 확신이었다.

 

십자가에  박히신 그리스도를 선포한다는 것은 능력과 성공을 추구하는 이들에게는 걸림돌이고 지혜를 찾는 이들에게는 어리석음이다믿는 이들 가운데서도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심히 부담스러워 하거나 부끄러워하는 이들이 있고 심지어 십자가를 단지 하나의 장식품으로 삼기도 한다그러나 예수님의 십자가는 키레네 사람 시몬처럼 모든 그리스도인이 나누어져야  나의 십자가이기도 하다

물론 지금은 피의 순교시대가 아니다 대신 예수님은 자기를 버리고 날마다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의 뒤를 뒤따르는 땀과 눈물의 순교를 요구하고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