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성지순례, 하느님께서 주시는 사랑의 선물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5-11 09:25 조회수 : 41

성지순례, 하느님께서 주시는 사랑의 선물 


코로나의 긴 터널이 지나고 완연한 봄기운이 가득한 5월 성모성월을 맞이했다. 본당에 부임해서 그동안 여러 행사를 했지만 전체 신자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솔뫼로 ‘전신자 성지순례’를 계획했고 오랜 준비 끝에 700여분이 이번 주일에 다녀오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행사를 통해서 본당 신자들은 신앙을 증거하다가 목숨까지 바치신 순교자들의 고귀한 정신을 기리며 그 분들의 모범적 삶을 본받아 신앙쇄신의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요즈음 오랫동안 외부행사를 하지 못해서 많은 신자들이 ‘영성의 허기진 사람들’로 표현 할 정도로 간절함을 가지신 분들이 많이 있다. 지난 어려운 코로나시기를 겪으면서 고되고 힘든 현실의 벽에 부딪쳐 헤매는 사람들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보았다. 불신이 가득한 사회 현상과 삶과 죽음 앞에서 고뇌와 고통으로 좌절하는 사람들, 이런저런 이유로 가난에 어깨가 짓눌려 ‘쓸쓸한 눈빛’으로 아무데서나 울 수도 없는 신자들도 제법 많이 있다. 


언제부터인가 신앙인들조차도 물질중심으로 살다보니 하느님은 뒷전이고 결코 행복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의 삶은 영신적으로 늘 목이 마르고 쉽게 갈증을 느끼며 살아간다. 그 때문인지 최근에 복잡한 도시인들은 절두산 성지를 비롯해서 전국 곳곳에 산재해 있는 순교 성지를 찾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성지를 다녀오신 신자분께서 “고요한 성지의 새벽 산책길에서 이슬 한 방울에도 순교자의 얼이 스며 있음을 느끼고 마음의 평화를 얻으며 진정한 신앙인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고 표현하신 적이 있다. 


이 땅 대부분의 성지는 순교자들이 피흘려 증거한 순교지, 순교자가 묻힌 자리, 태어나고 사셨던 곳이다. 우리가 이번 주에 다녀올 ‘솔뫼’는 김대건 신부님의 생가터이다. 우리는 성지순례를 통해 그분들의 신앙과 순교의 삶을 묵상하면서 시대를 초월한 연대의식을 갖게 된다. 그러므로 성지는 고해성사와 성체성사의 은총으로 이루어지는 특별한 장소로 성지순례를 통하여 하느님의 무한하신 사랑을 체험한 후 감사와 찬미, 사랑의 실천과 나눔의 삶을 다짐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글을 마치면서 솔뫼 성지순례를 하는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주님께서 함께 하시길 간절히 기도해본다. 


“믿음으로 솟아오르는 산이 되고 

사랑으로 흘러 넘치는 강이 되고 

겸손으로 부서지는 흙이 되게 하소서” 

                

           -김대건 신부 기도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