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제자리 찾아가기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5-22 06:23 조회수 : 46

 제자리 찾아가기


예수님은 완전하고 전능하신 하느님이신데 인간의 구원을 위하여 불완전한 인간의 위치로 내려와 33년 동안 인간으로 살다가 다시 하느님의 위치로 원상 복귀하신 사건이 ‘예수님 승천’이다. 즉 원래의 하느님의 자리로 되돌아가신 것이다.  

하느님이 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에는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어서 세상은 아름답고 사람들은 행복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자신들의 편리를 위해 제자리를 바꾸어 놓는 바람에 자연은 파괴되고 사람들은 불행해지기 시작했다. 지난 여름철에 폭우가 쏟아져 물난리가 났는데 그 원인도 인간들이 자연을 무리하게 사용하다보니 온난화라는 이상 현상이 생겨서 그 피해를 고스란히 우리가 되돌려 받은 것이다. 


세상만사는 모든 것이 원래 있어야 할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 신체도 마찬가지이다. 눈, 코, 귀, 입이 있어야 할 제자리는 얼굴이다. 그렇지 않고 그것들이 뒤통수나 다른 곳에 자리를 잡으면 외모에서도 어색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도 지금과는 전혀 다르게 불편할지도 모른다. 공구와 같은 물건들도 마찬가지이다. 사용하고 제자리에 보관하지 않는다면 다음에 사용하고자 할 때 찾아야 하는 수고로움을 해야 한다. 물건도 제자리에 있을 때 보관도 사용도 편하다. 

사람도 제자리가 있다. 남편이 있어야 할 자리는 가정이다. 만일 다른 사람을 몰래 만난다면 제자리를 떠난 것이다. 아내와 자녀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가 있다. 직장인이 근무 시간에 있어야 할 자리는 직장이다. 


그렇다면 신자들이 있어야 할 제자리는 어디일까? 신자들이 주일에 있어야 할 제자리는 바로 성당이다. 주일날에 성당은 가지 않고 야외, 극장, 집에 있다면 그것은 모두 제자리를 벗어난 것이다. 비유하자면 앞에 언급한 것처럼 마치 눈, 코, 입이 제자리인 얼굴에 붙어 있지 않고 뒤통수에 붙어 있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어야 하는데, 사람들이 하느님의 뜻이 아니라 자신의 뜻에 따라서 그 자리를 바꾸어 놓는 바람에 세상이 뒤죽박죽 뒤엉켜 자연도 인생도 엉망이 되어 버렸다. 자연은 파괴되고 인생은 불행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이 이 뒤엉킨 세상을 풀어주시기 위해서 이 세상에 오신 것이다. 성경에서 ‘예수님 탄생’이 바로 그 시작인 것이다. 말하지만 인간의 삶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 오셨던 것이다. 그리고 그 운동을 지속하라고 교회를 세우시고 우리들을 뽑으신 것이다. 따라서 예수님의 사명을 이어받은 우리 교회도 예수님처럼 제자리를 찾아 주는 일을 해야 한다. 그동안 방황하던 신자들을 교회에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준비하고 그들의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모든 것은 제자리에 있어야 아름답고 행복하다는 것을 알기에 우리는 신자로서 있어야 할 제자리를 꼭 만들고 지키도록 늘 고민하고 기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