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남북의 지도자들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6-01 06:14 조회수 : 42

남북의 지도자들  


어제는 아침부터 혼란스러웠다. 싸이렌이 울리고 재난문자가 오고 결국에는 오경보였다는 문자가 오는등 하루종일 마음이 착잡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반세기 넘는 동안 유지되었던 동서간의 갈등이 무너진 후에도 여전히 남북 간의 반목으로 인해서 혼란이 더 격화가 되고 있다. 나라 전체가 상하로 갈라지고 좌우로 나뉘어 있을 뿐 아니라, 같은 나라 동족끼리도 마음의 장벽은 점점 더 높이 올라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사용되던 ‘분열된 세계’나 ‘갈라진 세상’이라는 표현으로도 모자란다고 생각하여, 이제는 ‘분쇄된 세계’나 ‘산산조각이 나버린 세상’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그런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우리는 점점 더 절실히 느끼고 있다. 

40년 전 미국에서 제작되고 TV에서 방영되어서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드라마가 있었다. <그날 이후>라는 핵전쟁을 소재로 한 드라마였다. 드라마가 끝나자 바로 전직, 현직 국무장관을 포함한 정치가, 과학자, 철학자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토론이 진행되었고 이 장면도 미국전역에 생생하게 중계되었다. 


그런데 너무나 놀랍고 비참한 광경을 보고 난 뒤 악몽에서 깨어난 사람들처럼 멍하니 앉아 있는 시청자들에게 오히려 토론에 참석한 그 전문가들은 더 충격적인 말을 하였다. 그 드라마가 핵전쟁의 실상을 보여주기에는 너무나 미흡했다는 것이다. 직접적인 파괴도 무섭지만 핵구름으로 인해 태양열이 차단됨으로써 지구 표면의 기온이 급격히 내려감에 따라 나타나게 될 핵겨울 같은 현상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핵전쟁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후유증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 논의 이후에 미국과 소련은 군축회의를 시작했고 기대 이상의 결과물도 가져왔다. 


그런데 그토록 두려운 일들이 영화 속에서만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 벌어질 것같은 두려움이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다. 정상적이지는 않지만 그동안 나름대로의 균형을 이루려고 나름대로 노력했던 남북이 사이가 갑자기 더 틀어지면서 전쟁의  긴장감이 최고조로 도달하고 있다. 남북의 대척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요즘은 그 정도가 너무나도 심하다. 북은 북대로 남은 남대로 상대방을 최고로 자극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정치인들의 능력이 발휘가 되어야 하는데 나라가 돌아가는 꼴을 보면 남이든 북이든 정치가들은 전혀 노력하지 않고 있다. 


정치든 종교든 최고 지도자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직접적으로는 물론 간접적이라도 위협이 될 만한 언행을 해서는 안된다. 특히 정치인들의 말 한마디는 정말로 파급효과가 크다. 그런데 요즘에는 경쟁적으로 위협을 하고 있다. 그래서 민중들은 더 불안해한다. 

우리 모두는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내려주신 서로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살다보면 주변 사람이 맘에 들지 않을 때가 많다. 그래서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더욱더 예수님의 사랑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겨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