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하느님 나라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6-20 05:45 조회수 : 41

하느님 나라 


한 방송사의 드라마에서 부모가 반대하는 혼인을 고집하는 딸이 엄마에게 대들며 말한다. “내 인생 내가 사는데 엄마가 왜 반대해?”

그러자 옆에서 조용히 앉아있던 아버지가 “부모 인생 속에는 자식들 인생이 있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분명한 것은 이 땅의 부모들은 자신의 삶 속에 자식들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그로인해 자신의 삶의 많은 부분을 희생해왔기에 그 대사의 말은 결코 헛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부모는 자식들을 생각하면서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성경을 읽을 때 그 말씀이 나의 것이 되려면 ‘지금 여기’에서 나를 위해 말하려는 뜻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경을 지나간 역사로만 알아듣거나 문학적이고 역사 비평적인 방법으로 해석하면 안 된다. 우리 각자는 성경이라는 거울에 비추어 자신의 삶을 비추어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쉽게 알아 들을 수 있도록 설명해 주셨다. 


이스라엘은 불행하게도 강대국 사이에 끼여 있어서 본인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늘 전쟁이라는 소용돌이 속에서 살았다. 그래서 나름대로 살아가는 방식을 일찍부터 깨우쳤다. 그들은 전쟁이 잦은 관계로 밭에다 귀중품을 숨겨 두고 피난하는 일들이 잦았다. 다행히도 피난 간 사람이 돌아오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피난간 사람이 죽으면 그 보물은 그대로  밭에 있게 된다. 어느날 소작인이 밭을 갈다가 우연히 보물을 발견하게 되면 그는 얼른 도로뭍고 자신이 갖은 것을 전부 팔아서 그 밭을 사야한다. 이유는 그래야만 그 보물을 합법적으로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들도 하느님 나라의 참된 가치를 알게되면 소작인처럼 처신을 한다. 그리고 하느님 나라를 찾으려면 좋은 진주를 찾는 상인과 같은 마음으로 찾아야 한다. 진주는 예수님 자신을 비유하는 말이다. 밭에 묻힌 보물과 진주의 비유는 하느님의 나라가 우리에게 찾아올 때 그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가르침인 것이다. 하느님 나라의 추구는 회개와 믿음, 희망과 은총을 통해서 우리 개인의 성화와 영성을 가져다준다. 즉 보다 큰 형제적 사랑과 연대, 정의와 평화, 기쁨과 나눔 등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살게 된다. 

신앙생활을 충실하게 하는 사람들은 온갖 노력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를 차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분들에게는 하느님 나라는 영원한 생명의 보증수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