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루카 13,5)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7-14 20:31 조회수 : 76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루카 13,5)


하루의 삶이 피곤하더라도 아침에 일어나면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새롭게 삶을 시작한다.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느낀 점은 세상이 빠르게 변화가 되어서 적응하기가 절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싶어도 사람을 대면해서 신청하는 대신 키오스라는 기계 앞에서 영혼없이 손가락으로 주문한다. 무엇보다도 삶을 힘들게 하는 것은 신의를 버리고 안면몰수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너무나도 많다는 사실이다. 사람이 본시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한결같기를 바라는 것이 무리이지만 그래도 신의를 지키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루카 복음 13장에 보면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의 비유가 나온다. 포도밭에 자라는 무화과나무는 포도나무에게 가야 할 영양분을 먹고 자라기에 주인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존재이다. 무화과나무가 열매를 맺지 못하자 주인은 일꾼에게 당장 베어 버리라 명한다. 주인으로서는 너무나도 합당한 결정을 한 것이다. 그러나 포도원 관리인은 베어 버리기가 아까워서 한 해만 시간을 달라고 청한다. 거름을 주고 보살펴서 내년에는 반드시 열매를 맺게 하겠다는 말을 남긴다. 우리는 포도밭 일꾼의 마음을 엿볼 수 있어야 한다. 


비록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있는 무화과나무이지만 열매를 맺을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거름을 주는 등 온갖 정성을 기울였다. 무화과나무는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열매를 맺어야 하는 변화가 있어야만 한다. 이 비유 말씀 직전에 예수님께서 두 번씩이나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루카13,5)라고 말씀하신 것을 기억해야만 한다. ‘회개’라는 변화는 혼자의 힘으로 이루기에는 너무나도 힘이 든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보내주시어 은총이라는 거름으로 우리의 회개를 도우신 것이다. 


우리들의 삶을 돌아보면서 자기 잘못을 뉘우치는 삶에 대단히 소극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자기 잘못이 명백하게 드러나도 사과보다는 핑계를 대면서 빠져나가려고 한다. 비리가 폭로되어도 인정하지 않고 초점을 흐리면서 시간을 벌고 결백을 주장한다. 잘못을 누우치는 ‘회개’보다는 ‘인권’이라는 그럴듯한 것을 내세우면서 진실을 숨기려고 한다. 특히 힘이 있고 법을 잘 아는 사람일수록 법의 맹점을 이용해서 적극적으로 버티는 모습을 보면서 분통을 터트리게 된다. 


그런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되면서 법을 이용해서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에게는 엄격하고, 자기 잘못을 깊이 누우치면서 용서를 청하는 사람에게는 관용을 베푸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하느님께서 고백성사를 통해서 모든 죄를 용서해주시는 것처럼 진정으로 회개한는 사람에게는 관용과 사랑을 베푸는 문화가 확산되었으면 좋겠다. 주님께서 무화과나무에게 소중한 기회를 주셨던 것처럼 우리도 이웃의 회개를 위하여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는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섰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