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당신은 소질은 무엇인가?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5-27 21:36 조회수 : 77

당신의 소질은 무엇인가?


주변을 돌아보면 특정한 분야에서 남이 갖고 있지 못한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럴 때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부러움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사람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자신만이 잘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이럴 때 우리는 소질이 있다고 말하곤 한다. 그러면 나는 어떤 소질을 갖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그 소질을 잘만 키우면 명예를 가져다줄 수도 있고, 성공을 가져다줄 수도 있다. 그렇다고 누구나 다 자신이 갖고 있는 소질을 알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 소질을 모르는 경우가 더 많다. 소질은 타고난 것도 있지만 후천적인 노력으로 그 진가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소질은 보석의 원석처럼 있는 그대로보다는 갈고 닦아야 그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유능했던 비행기 조종사를 뽑으라면 늘 첫손가락에 꼽히는 인물인 ‘척 예거’라는 사람이다. 그는 2차 세계 대전 때에 미국 공군의 에이스였기에 전후에도 사람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었다. 그는 자신의 자서전에, 소질에 관한 언급을 많이 했다. 척 예거가 사람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당신은 어떻게 비행에 소질이 있다고 발견하셨나요?”였다고 한다. 그는 수도 없이 반복되는 그런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그런 질문을 받으면 짜증이 난다. ‘소질’이 있다고 하면 비행을 잘하는 능력을 타고났다는 의미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특별히 좋은 시력을 갖고 태어났다. 기계 부문에도 재능이 있고, 기계를 쉽게 이해한다. 아주 힘든 상황에서 침착함을 유지할 줄 아는 기질도 있다. 그런 것을 ‘소질’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내가 아는 것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비행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으며, 언제나 열심히 노력했다는 사실 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보통 조종사보다 실력이 뛰어난 것은 그 누구보다도 비행을 많이 해봤기 때문이다. 만약 비행기 조종에 ‘소질’ 같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경험’이다.”


만약 당신이 어떤 분야에 소질이 있다면 그건 틀림없이 그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관심이 없는데 그 분야에서 소질을 발휘할 수는 없다. 관심을 가진다는 건 더욱 알고 싶어하고, 더욱 가까이 해보고 싶어하는 마음을 참지 못한다는 것이다. 온몸이 근질근질해서 관심을 두고 있는 것에 대해 찾아보고 만져보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분야에 대해서 잘 알게 되고 그로 인해서 소질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소질의 시작점은 관심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나는 어디에 관심이 있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혹시 그 관심이 자신에 관한 것보다는 남의 사생활을 향해 있다면 그건 올바른 관심도 소질도 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