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일에 병자를 고쳐 주신 예수님
루카 복음 6장에는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조막손을 고쳐 주신 내용이다.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회당에서 가르치고 계셨는데, 조막손을 갖고 있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그 사람이 어떻게 회당에 왔는지를 나와 있지 않지만, 정황상으로는 예수님을 만나서 그분의 능력으로 자기 손을 치유하고 싶었던 마음을 가졌을 것이다. 그 사람의 간절한 눈빛과 마주친 순간,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가운데에 서라.” 하고 말씀하셨다. 많은 사람들이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내가 너희에게 묻겠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하고 말씀하시고는 주저없이 “손을 뻗어라.”하고 말씀하셔서 그의 손을 치유해 주셨다.
예수님께서 말 한마디로 손을 치유하는 놀라운 기적을 보여 주었지만, 그곳에 있던 대부분 사람들은 예수님의 행동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이유는 예수님이 율법을 어기면서까지 안식일에 병자를 고쳐 주었다고 해서 일제히 비난하기 시작했다. 예수님을 비난하던 사람들의 눈에는 예수님이 병자를 고쳐 주신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율법을 어기면서 안식일에 사람을 고쳐 주었다는 사실이 더 중요했다.
만약,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나였다면 어땠을까? 불편한 손을 갖고 예수님을 찾아갔는데, 갑자기 예수님께서 나를 지목하시면서 “일어나 가운데에 서라” 하셨다면,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불안감을 가졌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을 군중 앞에 불러내신 예수님의 목소리가 두려움 때문에 잘 들리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 상황은 어쩌면 오그라들어 있는 내 손보다도 더 두렵고 떨렸을 것이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남이 모르게 조용히 고쳐주시길 원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공개적인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 정말로 더 싫어서 창피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충분히 공감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조막손 사람이 그렇게 자신의 감추고 싶은 모습을 숨기려고 끝내 가운데로 나와 서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 사람의 손이 치유되는 기적은 체험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도 예수님을 만나는 매 순간 두려움과 떨림을 극복하고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 때로는 조막손처럼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단점을 갖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오그라들어 있는 것은 나의 손이지, 나의 존재 전체가 오그라들어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 내 모습이 어떤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를 불러내시는 예수님 앞에서 나의 모습을 전부 드러내는 게 더 중요하다. 진정으로 용기를 내었을 때, 치유와 구원은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용기 없이 예수님을 만나는 것은 무의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