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일은 때가 있다
오늘 이야기는 <한비자> 편작편에 나오는 일화로 시작하려고 한다.
어느 날 의사인 편작이 채나라의 임금인 환공을 알현했다. 환공의 얼굴을 살핀 편작은 말했다. “임금님의 피부에 병이 났습니다. 지금 치료하지 않으면 장차 병이 깊어질까 두렵습니다.” 하지만 편작의 이야기를 들은 환공이 대답했다. “과인은 건강하고 병이 없도다.” 편작이 물러나자 환공이 말했다. “의사라는 것들은 병도 없는 사람에게 병을 만들어서 치료해 주는 척하며 공을 세우려 하는구나.”
열흘 뒤에 편작이 환공을 만날 기회가 있어서 다시 말했다. “임금님의 병은 이미 피부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지금 치료하지 않으면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그러나 환공은 편작의 말을 이번에도 듣지 않았다. 오히려 불쾌하게 여겼다.
다시 열흘 후 편작이 환공을 만났다. “임금님의 병은 이미 위장과 내장에 들어갔습니다. 지금 치료하지 않으면 위험합니다.” 그러나 환공은 이번에도 편작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았다. 편작은 환공이 곧 죽을 것을 직감하고 가족과 서둘러서 채나라를 떠나 진나라로 도망치기로 마음을 먹었다. 만약 환공이 죽음에 이르게 된다면 상황이야 어쨌든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도망을 한 것이다. 마침내 환공은 몸져누웠고, 그때야 편작의 말이 생각이 나서 애타게 찾았지만 이미 그는 채나라에 없었다. 결국 환공은 편작의 말을 듣지 않아서 그렇게 죽고 말았다.
우리 속담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라는 말이 있다. 잘못된 것을 알았을 때 바로 고친다면 어렵지 않게 바로 잡을 수 있지만, 그냥 내버려 두면 큰 노력을 해도 막을 수가 없게 된다는 교훈이 담겨있는 속담이다. 사람들은 이런 속담을 흔하게 인용을 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도덕 불감증, 안전 불감증, 생명 경시하는 풍조, 환경에 대한 무관심, 이웃에 대한 무관심 등이 점점 더 심해져 가고 있다. 이러한 내면에는 ‘나만 피해가 없으면 된다.’ 혹은 ‘나는 아니겠지’라는 식의 이기적인 마음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법을 아는 사람은 법을 이용하고 심지어는 힘이 있으면 불법도 합법으로 만든다.
그로 인한 폐해는 타인이 고스란히 받고 있지만 그들은 자신에게는 피해가 없기에 나 몰라라 한다. 그런 결과로 사회 전체가 불신이 팽배해져서 법이나 원칙은 바보 같은 사람들이나 지키는 것으로 여기며 적당히 법을 어기면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현명한 처세술로 아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심각한 병폐가 아닐 수 없고, 그냥 방치하면 치유할 수 없는 치명적인 폐해로 드러날 것이기에 늦기 전에 반드시 고쳐야 한다. 너무 늦어서 큰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빈다. 우리 주변에는 지금은 사소하지만 고치지 않으면 나중에는 전혀 손을 쓰지 못할 것 같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아니 어쩌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그런 문제들로 인해서 후유증을 앓고 있고 그로 인해서 파멸적인 고통을 받고 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