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과 우산
살다보면 자신의 의도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서 당황하는 경우가 있기 마련이다. 가령 선한 의지를 갖고한 행동이지만, 상대방이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그럴땐 일이 아예 틀어지기도 하고, 누군가 상처를 받아서 떠나가기도 한다. 의도가 선하다고 모두를 만족시키는 건 아니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고민이나 아픔을 호소하고 싶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기대하는 것 만큼의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자신이 겪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럴때 쉽게 느끼는 감정이 답답함과 외로움이다. 그러나 외로움은 누구나 갖고 있는 기본적인 감정이다. 우리는 외로움을 싫어하기에 벗어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열심히 일을 하고, 사람을 만나며, 사랑을 하면서 외로움과 작별할려고 한다. 북적거리는 삶을 살아가다가 혼자 있게 되는 어느 순간에 외로움은 불쑥 나타나 나를 유혹한다. 그래서 그 유혹을 떨치려고 함께할 사람을 찾는다. 자신의 뜻과 맞는 사람을 만나거나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을 찾을 때도 있고, 때로는 아무 말 없이 카페에 앉아 서로의 핸드폰을 바라보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을 찾기도 한다.
하지만 또다시 외로움이 찾아올 것이고, 이런 행위를 되풀이하고 비효율적인 만남을 이어가다가 결국엔 체념이나 후회를 한다. 모든 것이 헛수고라고 생각하면서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또다시 반복되는 일상과 상황에 그런 만남을 이어가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수순처럼 내가 필요할 때만 나를 찾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필요할 때만 나를 찾는 사람들이 싫었는데, 나도 역시 그들처럼 이기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누구나 필요할 때만 누군가를 찾게 되는 것은 큰 허물도 아니고 잘못은 더더구나 아니다. 그래서 이젠 크게 마음 쓰지 않기로 했다. 살다보면 인생과 인간관계라는 것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참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그리고 획일적이지도 않고 장마때의 날씨와도 비슷하다고 느껴진다. 어딘가에는 비가 오는데, 어딘가에는 해가 쨍쨍해서 가늠이 않되는 것처럼 말이다. 우산은 비오는 날에만 필요한 물건이다. 비가 올때는 꼭 필요해서 찾지만 날이 좋아지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인간관계도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혹시 그런 순간이 오더라도 나의 행복은 내 자신에게 달려있다고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