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죽음과 죄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07-24 06:14 조회수 : 60

죽음과 죄 


어제는 ‘조부모와 노인의 날’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으로 고독과 죽음의 고통을 겪는 노인들을 위로하고, 신앙의 전수뿐 아니라 가정과 사회에서 노인들의 역할과 중요성을 되새기며 그들의 소명을 격려하고자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제정하셨다. 그리고 자신의 죄를 뉘우치는 고백성사 와 성체신심 그리고 노인들에게 선행을 하면 전대사의 은총을 받게 될것이라 선포하셨다. 그래서 미사 전후로 열심히 고백성사를 주었지만 극히 일부의 신자분들만이 성사를 보셔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돌아보면 우리의 인생은 죽음을 향해서 끝임없이 가고 있다. 그리고 삶의 마침표를 찍는 날, 나의 인생은 참으로 즐겁고도 뜻 있는 여정이었다고 생각하면서 후회없는 삶이었다고 자평할 수 있고 그런 사람은 인간으로서 충분하게 가치있는 삶을 살았다고 결론을 내려도 좋다. 

누군가 인간의 인생은 60부터라고 했다. 그렇게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하면서 여러 가지 비유를 하는 유머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인생은 절대로 60 부터다. 70이 되었을 때 죽음이 나를 데리러 오면 말하라. 지금 외출하고 집에 없다고, 그리고 80이 되었을 때 데리러 오면 너무 빨리 왔다고 꾸짖어 주어라. 다시 90이 되었을 때 데리러 오면 알았으니 돌아가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말해라. 100살이 되었을 때 찾아오면 그 때는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하고 순순히 따라 나서라고 말하고 있다. 


정말 죽음의 사자를 따돌리는 삶의 끈덕진 욕구가 뜨겁게 끊는 유머가 아닐 수 없다. 인간은 누구나 죽음 앞에 굴복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말해서 죽음은 곧 젊음을 상실한데서 오는 모습이다. 그러나 잘못된 삶을 산다면 제대로 살다간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죄를 지어야만 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인간답게 살지 못할 때 그것도 일종의 죄라고 생각된다. 

우리는 흔히 조그마한 죄는 그 죄가 작다고해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다. 그러나 그렇지가 않다. 성인 아우구스티노는 “작은 죄도 두려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록 작은 죄라 할지라도 그 죄는 모래알 같아서 그것이 점점 쌓이게 되면 납덩어리처럼 굳어져서 나중에는 큰 재난을 불러 올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배안에 작은 구멍이 뚫려 그 구멍을 통해 물방울이 스며드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면 후에 큰 변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할 문제는 작은 죄도 결코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물론 작은 죄도 결코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물론 작은 죄는 성체를 모시면 안 될 만큼 중대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작은 죄가 거듭 쌓이게 되면 우리 스스로가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성령을 받는데 어려운 장애로 남게 되는 것이다. 삶은 어떤 의미에서 죄를 짓는다는 것으로 해석될 있다. 그런 개념에서 삶을 깨끗하고 아름답게 영위해 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깨끗한 삶은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자기가 맞이할 죽음을 생각하면서 인생을 보낸다면 작은 죄와도 거리가 멀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