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때로는 엉뚱한 친절을 베풀어라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10-04 23:36 조회수 : 82

때로는 엉뚱한 친절을 베풀어라 


운전을 하다 보면 자동차 뒤에 여러 가지 스티커 글이 쓰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재미있는 스티커 글을 보았다. ‘때로 당신의 인생에서 엉뚱한 친절을 베풀어라.’ 이 문구를 누가 생각해 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내 앞에 서 있던 차에서 그 문구를 발견하고는 그 메시지의 의미를 생각해 보았다. 엉뚱한 친절을 베푸는 것은, 무엇인가를 주면서 기대하지 않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런 행동은 남몰래 선행을 베풀고 싶을 때 매우 도움이 된다. 


미국에서 교포 사목을 하시던 선배 신부로 부터 십년 전에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샌프란치스코에는 다섯 개의 유료 다리가 있다고 한다. 사람들이 다리를 건너면서 자신의 뒤를 따르는 자동차의 통행료를 내기 시작했다. 운전석에 앉은 사람들이 통행료 징수 창구에 이르러 돈을 내려는 순간 이미 자신의 통행료를 앞차의 운전자가 냈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자 자신도 뒤차의 통행료를 내기 시작해서 한동안 자동차 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생각해 보면 자신의 통행료를 자신이 낸 것이긴 하지만 그 의미는 분명히 다르다. 이것은 보답을 바라지 않는, 사심 없는 친절의 한 예이다. 부담없이 선사한 그 작은 선물이 뒤따르던 운전자에게 줄 기쁨을 생각해보면 자신도 기뻤을 것이다. 


이처럼 친절한 행동은 때로는 다른 친절을 연쇄적으로 불러일으킨다. 선의의 친절을 베푸는 데는 한 가지 정답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개개인의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니 실천할 수 있는 방법도 아주 다양하다. 선행을 하는 방법은 자신의 시간이나 노동을 통한 나눔을 하는 방법과 물질적인 나눔을 통해서 도움을 주는 방법이 있다. 전자에 해당되는 것은 동네의 쓰레기를 줍는 것처럼 사소한 것으로부터 시간을 내서 외로워하는 사람들과 대화하거나 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방법 등이 있다. 후자는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한숨 돌릴 수 있도록 얼마간의 돈을 직접 주는 방법과 도움이 필요한 동물 구조 협회나 환경단체를 후원해주는 등 다양하다. 여기서 핵심은 물질적이든 시간적이든 공통점은 ‘준다’는 행위이다. 이때 베푸는 것이 반드시 값나가는 것일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친절을 베푸는 가장 이유는 커다란 정신적 만족감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친절한 행동은 그것을 베푼 사람에게자기만족이라는 긍정적인 느낌으로 보상해 주며, 봉사와 친절, 사랑이라는 대단히 소중한 인생의 가치적인 측면을 상기시켜 준다. 사람들 모두가 조금씩 서로에게 양보를 통한 친절을 베풀 , 우리는 좀더살만한세상을 만들어 있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