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기분이 나쁠 때 떠오른 생각에 속지 마라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10-18 04:44 조회수 : 101

기분이 저조할 때 떠오른 생각에 속지 마라 


사람의 기분은 수시로 변하기 마련이지만 때로는 아주 기만적이어서, 자신의 삶이 실제보다 훨씬 엉망인 것처럼 느끼도록 스스로를 속이곤 한다. 어쩌면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당신도 스스로에게 속아서 세상을 불만을 갖고 바라보고 있는지 모른다. 기분이 좋을 때는 인생이 긍정적이며 매사가 좋게 보인다. 그리고 자신은 인생에 대한 비전과 상식, 지혜를 지닌 것처럼 생각한다. 이때는 일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으며, 문젯거리를 역시 그다지 골치 아프지 않고 쉽게 해결될 것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게 된다. 인간관계 또한 순조로워서 타인과의 의사소통도 수월하게 이루어진다. 이런 경우에는 설사 남들로부터 약간의 비판받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반대로 기분이 나쁠 때는 매사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고 고달프게 느껴진다. 그래서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가질 여력조차 없다. 상황을 비관적으로 받아들이게 되고, 때로는 주위 사람들을 오해하거나 그들의 행동에 경계심을 갖게된다. 


바로 여기에 문제의 핵심이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기분이 수시로 바뀐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침을 기분 좋게 시작하면 자기 가족이나 주변사람들을 사랑이 담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고 미래를 낙관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그러다가도 오후에 기분이 언짢은 일이 생기면 일하기도 싫어지거나 가족이 귀찮게 느껴지고, 자신의 자동차는 고물이며, 자신은 직장에서 성공할 가망이 없다는 절망적인 생각이 지배하게 된다. 그럴때 어린 시절에 관해 묻는다면, 틀림없이 자신의 어린 시절은 너무나 힘들었고, 지금의 곤란한 상황은 모두 부모나 남의 탓이라고 생각할 확률이 높다. 

이렇게 빠르고, 극단적일 정도의 변화는 때로는 터무니없고 우스꽝스러워 보인다. 정도가 심해지면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매사에 비전을 잃게 되고, 모든 일이 당장 급하게 처리해야 할 것처럼 느껴진다. 기분 좋을 때 느꼈던 인간과 사물, 그리고 상황에 대한 만족스러운 감정이 기분이 나빠지면 안개처럼 급하게 사라진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점은 기분이 저조한 상태에서는 판단력이 떨어져서 어리석은 행동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


이런 상황에 부닥치게 된다면, “나는 지금 상황이 별로 좋지 않아, 기분이 저조하면 항상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하고 스스로에게 말하면서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 현명하다. 마치 가벼운 질병은 내버려 두면 얼마 지나지 않아 자연스럽게 치유가 되는 것처럼,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기분이 저절로 나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다. 만약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을 때 기분이 저조한 상태에서 급하게 판단을 내린다면 그건 자살행위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살면서 기분이 좋을 때는 기꺼이 감사하고, 기분이 침울할 때는 그것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기다리면서 상황에 맞는 판단을 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마음은 또한 지나갈 것이다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