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무조건 방어벽을 치는 습관을 버려라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3-10-17 05:15 조회수 : 68

무조건 방어벽을 치는 습관을 버려라 


사람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자신을 보호하려고 본능이 있다. 그래서 살면서 타인으로부터 불이익을 받거나 위협을 받는다고 생각이 되면 말과 행동으로 자연스럽게 방어벽을 친다. 심리학자들은 이것이 본능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신경증적이면서 때로는 올바른 인간관계 형성을 위해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성향이라고 말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겨울을 대비하면서 집의 갈라진 틈이나 새는 부분에 바람막이를 설치하는 것처럼 사람들도 자신의 약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에서 방어벽을 치면된다. 바람막이를 효과적으로 설치하기 위해서는 가장 우선하는 것이 고치고 수리해야 할 부분이 어디인지 조사해야 한다. 이것을 인생에 적용해보면 자신이 고쳐야 할 틈과 결함을 찾아내서 보완해야 한다. 이런 행동을 꾸준히 잘하는 사람은 훌륭한 인간관계를 형성 할 수 있다. 하지만 타인에게 무조건적으로 방어막을 치는 사람은 소통의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처음 보는 이성을 만났다고 가정을 해보자. 그리고 그가 매력적인 사람이라면 처음에는 그의 모든 것이 좋아 보인다. 초기에는 그가 가진 외모, 성격, 지적 능력, 유머 감각, 혹은 몇 가지 특징들이 혼합된 그의 모습에 더없이 이끌릴 것이다. 상대방이 가진 모든 것을 다 인정하고 소중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게 되면 자연스럽게 상대방에게서 고쳐야할 단점을 발견하게 된다. 처음에는 그 단점은 조금만 노력하면 고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그가 단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자연스럽게 얘기를 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그가 당신의 조언에 대해서 방어벽을 치면 순간 당황하게 된다는 것이다. 간혹 상대에게 말한 단점이 다소 약한 것이라 해도 상대방이 언짢게 생각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그래서 인간관계가 순간 깨지기도 한다.


나는 수십 년 동안 사제로 살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자신에 대해 방어적인 태도를 갖지 않는 사람은 거의 만나 본 적이 없다. 그런데 다른 사람에게 방어적인 태도를 지나치게 취할 경우, 우리의 말은 그들에게 어떤 건설적인 충고도 될 수 없다. 결국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방어막을 치려는 성향이 강하든 약하든 상관없이 중요한 것은, 자신을 보호본능의 수위를 조절하거나 그 강도를 최소한으로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성공해서 가치관으로 자리잡히고 나면, 자신의 말과 행동을 억제하는 능력도 키워지게 된다. 그리고 주변사람들로부터 자연스럽게 인정을 많이 받게 되고 인간관계도 훨씬 멋지고 다양하게 형성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