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천원 한장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7-17 18:51 조회수 : 75

천원짜리 한장


매달 5, 25일은 각종 후원회비가 통장에서 자동으로 인출되는 날이라서 새벽부터 안내 문자가 계속 온다. 빠른 것은 신학생 시절부터 늦은 것도 3년 정도 되었는데, 내 처지는 생각하지 않고 사정이 딱한 단체 몇 군데에 더 후원을 했더니 이제는 열 손가락으로는 어림도 없다. 돈 쓸 일이 점점 더 많아지면서 부담이 되지만 그래도 은퇴하기 전까지는 후원을 유지하려고 한다. 혹시 내가 후원을 중지하면 이런 불경기에 그곳 사정이 더 나빠질까 하는 걱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이유는 신자들에게 물질적인 선행을 강조하면서 내가 모순된 행동을 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지출을 카드나 무통장 입금으로 해결하기 때문에 현금을 갖고 다닐 필요가 없다. 하지만 나는 외출할 때는 천 원짜리 몇 장은 꼭 챙긴다. 특히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외출할 때는 반드시 챙긴다. 전철이나 버스비는 교통카드로 해결하면 되고 커피나 기타 비용은 신용카드로 해결하면 되지만, 지폐를 갖고 나가는 것은 길을 가다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주기 위해서다. 그들의 손에 천 원짜리 지폐를 주면서 요즘처럼 현찰을 갖고 다니지 않는 시대에는 잔돈 몇 푼 얻기도 쉽지 않겠다고 생각하니 나라도 열심히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돌아보면 어려운 사람들이 주변에 너무 많다. 경기가 최악이라서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 장애나 불치의 병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 가정의 불화 때문에 헤어져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은 여러가지 복잡한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만든 정치, 사회, 경제 등 각종 제도는 우리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틀이지만 이 제도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맹점으로 인해서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 제도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이 생겼는데 또 다른 제도를 만들어서 대책을 세운다.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다. 이 빈구석을 채우는 것은 바로 예수님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사랑이고, 나눔을 바탕으로 함께 살려는 행동이 실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흔히 ‘자선하면 특별한 일로 생각하기 쉽다대부분의 사람들은 노숙자의 바구니에  원짜리  장을 넣는 것을 망설인다. 이유는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하지만 우리 주변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위해서 기꺼이 후원을 하는 것은 우리 삶이 일부이고 많은 분들이 동참하고 있교무금이나 헌금도 그런 정신을 갖고 내는 재물 봉헌이가진  중에서 일부를 후원하라고 하면 망설이는 것이 인지상정이지만 기꺼이 동참 하는 사람을 하느님께서는  사랑하신다재물은 하느님의 소유이고 우리는 사용권을 부여받았을 뿐이라고 생각한다면  쉽게 우리의 마음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