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7-16 19:52 조회수 : 71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에 개봉해서 흥행에 성공한 갱스터 영화의 제목이다. 스토리는 뻔하지만 액션이 화려했던 영화로 기억이 된다. 오늘 글의 제목을 어떤 것으로 정할까 고민을 하다가 문뜩 생각이 나서 적어보았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두려움을 느끼는 동물이다. 모든 동물은 죽음 앞에서는 두려움을 갖는다. 인간은 죽음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을 망쳐버린다고 믿는 악마에 대한 두려움도 강하게 갖고 있다. 


복음에서도 악마에 대한 이야기가 여러번 나온다. 특히 예수님께서 카파르나움 회당에서 가르치실 때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이 소란을 피우는 장면이 나온다. 악마는 예수님을 보고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라고 외치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악마는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쯤되면 악마의 실체가 궁금해진다. 교리에 의하면 악마는 사람의 구원을 방해하고 타락으로 이끌어 인간의 영혼을 파괴하고 싶어하는 존재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로마 교황청에서는 주기적으로 악마를 내쫓는 사제를 구마사로 양성을 한다. 교황청은 전 세계적으로 악마주의와 초자연적 현상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는 현상에 대해서 경계해야 한다고 여러차례 문서를 발표했다. 교황 바오로 6세께서도 “악마란 살아있는 영적 존재로서 나쁜 길에 빠졌거나 빠지고 있는 존재들이며, 인류 역사에 죄와 불행의 씨를 뿌리는 두려운 유혹자이며 원수이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악마의 가장 은밀한 수법은 우리로 하여금 악마의 존재가 없다고 믿게 하는 것이다”라고 규정하셨다.


성경에서도 정신적, 육체적인 질병과 악마가 들린 것을 구분하고 있다. 악마를 몰아내는 전통적인 예식은 구마자가 십자가를 높이 들고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그 사람에게서 떠나라.”라고 외치면서 성수를 뿌리는 것이다. 이때 악마 들린 사람이 고함을 지르거나 경련과 발작을 일으키기도 한다. 교회 역사를 보면 악마의 유혹을 받은 사람은 죄가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도 많이 있다. 성인 성녀들도 악마를 만나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요한 비안네 신부님은 악마의 시달림을 많이 받으신 성인으로 유명하다. 


그렇다면 끊임없이 우리를 공격해오는 악마의 유혹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세례성사는 우리를 악마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게 한다. 그래도 악마는 우리를 죄에 빠지게 하기 위해서 노력을 한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믿음이 약한 탓이다. 믿음이 있으면 못할 일은 하나도 없다. 또한 기도가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없다.” 우리가 악마의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확고한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기도가 필요하. 성모님을 통한 묵주기도 또한 훌륭한 방법이다. 우리들이 묵주기도를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