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임신부님의 묵상글

부활절을 지내면서

작성자 : 대림동성당 작성일 : 2025-04-20 21:42 조회수 : 75

부활절을 지내면서


부활절의 전례를 지내면서 매번 느끼는 점이 있다. 사순시기에 전례를 정성껏 준비하고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최선의 결과를 얻기는 정말로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즉 최선을 다한다고 반드시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모든 일을 준비해서 실행하다 보면 어떤 일은 혼자 고민하면서 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고 보다 나은 결과를 가져올 때가 있다. 사람들의 생각과 원하는 방식이 워낙 다양하기에 그들의 의견을 모두 존중해 가면서 일한다는 게 보통 힘든게 아니다. 하지만 힘들고 어렵더라도 다른 사람의 의견을 청취하고 봉사자들과 힘을 합치면, 혼자 할 때보다 실수를 줄일 수 있고 무엇보다도 다양한 의견을 통해서 더욱 풍요롭고 좋은 결실을 볼 수 있는 확률이 대단히 높은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정신은 자연환경이 열악하고 민족 간의 다툼이 많고 각자의 생각이 다양한 곳에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나란 존재를 규정하고 또한 공동체 안에서의 내가 존재하고 생존해 나가는데 있어서 대단히 중요하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공동체 정신은 예수님이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이후에 초기 교회를 유지했던 가장 중요한 정신이기도 하다. 

우리는 주변 사람과 함께 어울리면서 관계를 통해서 힘을 얻어야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내 주변에서 뜻이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은 중요하다. 일하는 과정에서 힘이 들지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일을 하면서 추진한 일들을 성취했을 때 공감하고 기쁨을 얻게 된다. 


이번 부활의 전례는 대단히 만족스러웠다. 그 원인을 찾아보면 전례를 주도적으로 이끄셨던 부주임 신부님과 다소 의견이 다르더라도 전례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양보하면서 보조를 아낌없이 해주신 수녀님, 그리고 봉사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전례를 잘 준비하고 실행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멋지게 보이기 위한 것은 절대로 아니다. 전례를 잘 준비하고 지낸다는 것은 나의 신앙과 영성이 한 단계 성숙하고 발전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다. 


그래서 주변의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할 때는 성공적으로 일을 마치기 위해서 어떤 식으로 관계를 설정해야 할지를 고민해 봐야 한다.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를 사심 없이 서로에게 이익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이 정말로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신앙 공동체라는 생각을 갖는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내가 가끔은 손해를 감수하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내가 성공하는 삶을 산다는 것은 어떤 일의 성과물을 훌륭하게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믿음을 주고 그로 인해서 그들에게 항상 환영받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될 때 부활하신 예수님을 진정으로 만나는 것이고 기쁜 부활절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